‘메이플스토리’ 속 인기 마을들이 서울에 나타났다.
넥슨은 5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서울 영등포 더현대 서울에 메이플스토리 팝업스토어 ‘메이플스토리 월드 투어’를 운영한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현실의 여행지로 구현된 게임 속 인기 마을 4곳 ‘리스 항구’, ‘헤네시스’, ‘루디브리엄’, ‘레헬른’ 등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투어 콘셉트로 마련됐다.
팝업스토어 현장에는 메이플스토리 캐릭터와 군단장 아크릴 스탠드, 마을 테마 머그컵, 장패드, 마그넷, 우표 뱃지 등 약 250종 이상의 다채로운 제품이 전시됐다. 넥슨은 사전에 판매할 예정인 제품 리스트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는데, 지난달 26일 열린 팝업스토어 사전 예약이 5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넥슨은 팝업스토어의 인기를 예감한 만큼 쾌적한 관람 환경 제공을 위해 적정 인원보다 더 많은 운영 인력을 투입했다. 안전을 위해 시간대별로 회차를 나눠 예약을 받았으며, 팝업스토어 안에서도 마을별 입장 인원을 조정하는 신중함을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은 메이플스토리 팝업스토어에 입장하려는 용사들로 가득 찼다. 공항 입국심사대를 연상케 하는 입장 게이트를 지나자, 정직하게 ‘스태프’라고 적힌 머리띠를 쓴 이들이 “환영합니다, 용사님!”이라며 기자에게 인사해왔다. 스태프 뒤에는 나무 몬스터 ‘스텀프’를 연상케 하는 커다란 나무 조형물이 있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 투어라고 적힌 글씨 아래에는 나무 표면을 따라 각양각색의 아크릴 굿즈가 진열된 모습이었으며, 인기 마을 4곳은 나무 주변을 둘러싸고 저마다의 색감을 뽐내고 있었다.
메이플스토리 용사들이 ‘빅토리아 아일랜드’에서 처음 맞이하는 마을은 리스 항구다. 이번 팝업 스토어에서도 제일 먼저 갈 수 있는 마을은 리스 항구였다. 리스 항구는 청량하고 맑은 하늘색이 매력적이었다. 무서운 인상의 해적 NPC가 실제 크기의 등신대로 구현돼 있었다. 마을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선박에도 직접 올라 사진을 찍었다. 어린 시절 다른 용사들과 갑판 위에 옹기종기 모여 채팅을 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옆에는 빨간 돼지 인형이 산처럼 쌓여 있어 지나가는 용사들은 꼭 한 번씩 만져봤다. 이곳에서는 메이플 월드를 세심하게 그려낸 장패드가 인기 상품이었다.
이후 헤네시스에서는 마을의 대표 건축물인 ‘장로의 집’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주황 버섯 모양의 건물 안에 들어서자, 인게임에서만 볼 수 있었던 도트아트 그래픽의 내경을 볼 수 있어 몰입감이 높아졌다. 1인당 1개만 구매할 수 있는 몬스터 얼굴 쿠션은 가판대에 놓이는 족족 누군가 집어가서 스태프가 계속 새로 채워줘야 했다. 주황 버섯, 핑크빈, 슬라임, 예티, 돌의 정령 등 종류가 다양했다. 하나같이 귀여운 모습이라서 메이플스토리의 팬이라면 사지 않을 수 없을 듯 했다. 버섯 몬스터 모양의 뱃지 세트도 눈에 들어왔다. 뱃지의 색이 다양해서 어떤 디자인의 에코백을 챙기더라도 깔맞춤 코디가 가능해 보였다.
인형과 장난감 공장을 모티브로 한 루디브리엄은 인게임 내 컨베이어벨트를 실제로 움직이도록 구현해 용사들의 눈길을 샀다. 용사들은 굿즈를 구경하기 위해 줄을 서는 동안 장난감 생산 라인 사진을 꼭 한 번씩 찍곤 했다. 컨베이어벨트가 움직이는 속도에 맞춰 커다란 톱니바퀴와 태엽이 맞물려 돌아가는 모습도 생경했다. 이곳에서는 각종 인형 키링과 머그컵, LED 아크릴 액자, 실리콘 컵받침 등을 판매했다.
레헬른은 커다란 보라색 톤의 ‘악몽의 시계탑’이 예쁘게 구현돼 기자의 마음에 쏙 들었다. 그 옆에는 군단장 ‘루시드’와 ‘꿈속의 헝겊 인형’ 조형물이 배치돼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용사들은 악몽의 시계탑이 “생각보다 이쁘다”며 다가가 포즈를 취해보였다. 마을의 분위기가 그대로 담긴 디퓨저와 더불어 군단장 포토카드, 군단장 아크릴 스탠드가 인기를 얻었다.
용사들은 각자 하얀색 투명 비닐쇼핑백을 들고 필드에서 사냥을 하듯 굿즈를 쓸어담았다. 가득 차오르는 쇼핑백의 크기만큼 용사들은 저마다 만족감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일부는 추억을 남기기 위해 조형물을 포토존으로 활용,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중 몬스터 인형으로만 쇼핑백 3개를 꽉 채운 한 용사가 눈에 들어왔다. 엘리시움 서버에서 활동하는 박수혁(25·다크나이트)씨는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에 팝업스토어 오픈 공고가 올라온 걸 우연히 발견하고 예약에 성공해 팝업 스토어에 방문했다. 그는 “넥슨에서 사전에 판매할 물품을 다 공개해서 어떤 굿즈를 살지 다 생각하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인게임에서 보던 것과 싱크로율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팝업스토어를 잘 만들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박씨는 “그동안 메이플스토리가 온라인으로 굿즈를 푼 적이 없다. 오프라인에서 판다는 소식에 곧장 찾아왔다”고 방문 사유를 밝혔다. 그는 서울에서 열린 팝업스토어에 참여하지 못하는 지인을 위해 제품을 대신 구매했다며 몬스터 인형을 쇼핑백에 한가득 쌓아놓은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용사의 말을 증명하듯, 팝업스토어 곳곳에는 영상 통화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지방에 거주하거나 회사 근무 등의 이유로 미처 팝업스토어에 오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 영상 통화로나마 갈증을 해소하는 듯 했다. 이곳저곳에서 친구나 길드원에게 상품의 실물을 보여주고 구매 여부를 묻는 용사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또한 이번 팝업 스토어에서는 각 마을을 방문해 여권 도장을 받는 스탬프 랠리 이벤트도 참여할 수 있었다. 월드 투어 콘셉트답게 현장에서는 비행기 티켓과 여권을 받을 수 있었는데, 각 마을에 들러 도장을 받은 용사들은 스태프로부터 메이플스토리 여행스티커를 받을 수 있었다. 한 용사는 기자에게 기본 선물이 “생각보다 혜자”라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단순히 굿즈 판매에 그친 이벤트가 아니었다. 메이플스토리에서만 볼 수 있는 몬스터, NPC, 보스, 캐릭터들을 현실 세계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현장의 많은 용사들에게 즐거움으로 작용했다. 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 도트아트 그래픽의 NPC 등신대, 메이플스토리 감성을 가득 담은 공간 디자인이 용사들에게는 특별한 추억 여행의 기회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있던 넥슨 관계자는 “올해 12월을 목표로 온라인 스토어 오픈을 예정에 두고 있다”고 기자에게 귀띔하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 투어 팝업스토어는 오는 9일까지 사전 예약을 통해 입장할 수 있다. 10일부터 15일까지는 현장 등록과 대기 방식으로 전환된다. 메이플스토리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서는 티저 영상, 컷툰 등 팝업스토어에 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강원기 넥슨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는 “이번 팝업스토어는 용사님들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힐링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메이플스토리 월드로 떠나는 여행’을 콘셉트로 기획했다”며 “메이플스토리 안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다양한 즐길거리를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과 방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