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방관 안전 확보” 외치고선 방치…안전장치 무용지물

[단독] “소방관 안전 확보” 외치고선 방치…안전장치 무용지물

소방청, 지난해 평택화재사고 이후 보강계획 수립했으나 미실행
문진석 “안전장비 실효성 있게 개선해야”

기사승인 2023-10-13 09:24:14
화재 그래픽. 쿠키뉴스 자료사진

화재진압 현장에서 소방관이 순직하는 사고가 매년 반복되면서 소방청이 보강계획을 만들었으나 실행을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월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으로 소방관 3명이 현장에서 숨지면서 안타까운 희생이 되풀이됐다. 당시 유족들은 라이트라인이 사용되지 않은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라이트라인이란 건물 화재 시 소방대원이 신속히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 케이블로 소방관의 생명줄과 같은 장치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소방청은 당시 화재 사건 이후 라이트라인 등을 포함해 보강계획을 수립했으나 미실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 화재사건 이후 소방청은 소방대원의 안전확보 및 인명탐색 능력 강화를 위한 개인안전보호, 인명탐색 장비 등 보강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남화영 현 소방청장이 차장 시절 작성된 보고서로 남 청장이 결제까지 완료했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라이트라인의 내열성이 건물 화재 현장 온도 보다 훨씬 낮아 사용할 수 없는 장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적시된 라이트라인의 설명에는 낙하물에 의한 케이블 훼손 시 사용이 불가능하고 내열성이 70℃라고 적시되어있다. 

라이트라인의 내열성이 70℃라고 적시되어 있다.  문 의원실 제공

다만 실제 건물 화재 현장은 1000℃ 이상이다. 큰불이 잡힌 이후라도 높은 온도가 상당시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열성이 70℃인 라이트라인은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 라이트라인의 일부 모델은 내열성이 70℃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소방청에선 이같이 현장에서 쓸 수 없는 라이트라인의 교체필요 수량 조차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또 해당 보고서에서는 라이트라인을 제외한 다른 장치도 실제 화재현장에서 사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위치추적장치는 층간 위치식별이 불가하며 지하층 통신 장애로 사용이 제한적이다. 또 고층건물 비상탈출장비는 착용 및 활동이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문진석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에 “화재진압 현장에서 소방관 순직 사고가 매년 발생하고 있는데도 소방관 안전은 방치되고 있다”며 “소방관 안전은 국민 안전과도 직결된다. 안전장비를 실효성 있게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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