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런던에서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 정상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의 미래 발전방안을 담은 ‘다우닝가 합의’를 채택한 양 정상은 ‘한영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맺은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에서 사이버 협력을 별도로 구체화한 것이다. 양국 정상이 체결한 최초의 사이버분야 협력문서다.
앞서 한영 정상은 지난해 6월 30일 양국 관계의 미래 비전을 포괄하는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를 채택하고 정치·안보와 경제 협력을 심화하면서 기후변화와 디지털 전환 등 글로벌 현안에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었다.
이번에 한영 정상이 수립한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은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오랜 우방 관계를 이어온 양국이 사이버 협력을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번 협력문서는 서문, 협력의 범위, 상호지원, 협력체계 총 4개 부분으로 구성됐다.
먼저 서문에서 양 정상은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면서 개방된 사이버공간에 자유와 평화, 안전이 공존할 수 있도록 양국이 모든 역량을 함께 모을 것을 선언했다.
양 정상은 격상된 사이버협력 관계가 양국 모두의 미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임을 확인하고,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로 했다.
협력의 범위에서는 사이버 파트너십의 3대 핵심 협력과제로 △양국의 사이버 생태계와 복원력 강화 △국제 이익의 공동 증진 △악의적 사이버 위협의 탐지·와해 및 억지 등을 선정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양국은 다양한 보안 시장에 대한 접근 기회 제공, 핵심기술의 연구와 개발 협업, 합동훈련과 인적교류 등을 통해 정보보호 산업과 인력의 생태계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강력한 민·관·산·학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이버 복원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모든 참여자들에게 국제규범을 준수하도록 촉구하고, 해킹도구 판매 등 상업적으로 악용되는 위협정보를 공유해 글로벌 사이버안보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이버공간에서 국가배후 악성 활동을 차단·억지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정책을 개발·실행하고 긴밀한 정보공유 체계를 구축하며 국제적 사이버위협 상황을 합동으로 분석하는 실무그룹도 신설할 계획이다.
특히,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자금확보 등 불법적 사이버 활동을 억지하기 위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상호지원에서 양국은 악의적 사이버공격에 대한 정보공유 및 지원요청을 위한 공식채널을 가동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협력체계에서는 한국의 국가안보실(NSO), 영국의 국가안보국(NSS)이 정례협의를 통해 파트너십을 관리·감독하고, 한영 외교부가 이를 실무지원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한영 간 사이버 협력을 양국 정상이 최초로 문서화해 체결한 것은, 그만큼 사이버안보가 국가안보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양국 정상이 인식을 같이 한 것”이라며 “북한을 악성 사이버활동의 주체로 명확히 적시하고 공동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고, 랜섬웨어 등 국제적 사이버위협 상황을 합동 분석하고 배후 규명에 노력하며 양국 간 사이버 훈련 상호 참가 등 실행력을 담보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협력문서 체결이 ‘파이브 아이즈’(Five-Eyes,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의 정보 동맹체) 국가들과의 사이버안보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가교가 될 것으로 평가하며, 향후 호주 등 여타 우방국들과의 협력 추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