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방예담은 한때 ‘천재 소년’으로 불렸다. 11세 때 SBS ‘K팝스타2’에 출연해 그룹 악뮤 등과 실력을 겨룬 덕분이었다. 심사위원 박진영·양현석·보아는 방예담을 칭찬하느라 입에 침이 마르지 않았다. “리틀 마이클 잭슨” “무서운 참가자” 등 찬사가 쏟아졌다. 그 후 10년. 20대 청년이 된 방예담이 다시 관객 앞에 섰다. 지난 23일 발매한 음반 ‘온리 원’(Only One)은 방예담이 솔로 가수로 내딛는 첫발이다. 그는 타이틀곡 ‘하나만 해’ 등 5곡을 직접 작사·작곡·편곡했다.
음반 공개를 앞두고 서울 성수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방예담은 “초심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두려울 것 없이 ‘K팝스타2’ 무대를 누비던 때처럼 “당차게 음악을 그 자체로 즐기며” 활동하고 싶다는 뜻이다. 어린 시절 방예담은 ‘천재’란 말에 부담을 느낄 새도 없었다고 한다. “자아가 형성되기 전이라 거침없이 노래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긴장감이 훨씬 커졌다”고 그는 돌아봤다. 그렇다고 자신감마저 사라진 건 아니다. “어렸을 땐 ‘천재 소년’으로 불렸으니 지금은 ‘천재 천재’ 혹은 ‘천재 만재’로 불리고 싶어요.” 방예담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첫 음반을 세상에 내기까지 방예담은 먼 길을 돌아왔다. ‘K팝스타2’ 종영 이후 YG엔터테인먼트로 간 그는 10대 시절 대부분을 연습생으로 보냈다. 2020년 보이그룹 트레저 멤버로 데뷔했지만, 2년 만인 지난해 11월 탈퇴했다. 이후 YG엔터테인먼트에서도 나와 현재 소속사인 GF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방예담은 “프로듀싱 역량을 키우고 이를 토대로 내 음악을 만들고 싶단 생각은 일찍부터 해왔다”며 “트레저 활동도 즐거웠지만 내 색깔을 더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팀 활동을 병행하기엔 우선순위를 정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혼자가 된 방예담은 “여러 사람이 공감하고 만족할 음악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 삼아 노래를 썼다. 타이틀곡 ‘하나만 해’에선 20대 초반 청년의 풋풋함이 느껴진다. “욕심이 많아 하나만 고르지 못하는 내 모습”을 사랑 노래로 표현했다고 한다. 방예담은 곡 작업뿐 아니라 음반 비주얼을 잡고 편곡자를 고르는 등 음반 제작 전반에 참여했다. 신보는 공개 직후 아이튠즈 앨범 차트 2개 지역 1위에 올랐고, 애플 뮤직 앨범 차트 11개 지역에서도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가수가 되기까지 힘든 순간이 왜 없었겠어요. ‘내가 노래를 정말 잘할까’를 고민할 정도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그런데 고민의 답은 제 안에서 찾아야 하더군요. 혼자 답을 발견해본 경험이 있기에 다가올 어려움을 견딜 자신감도 생겼고요. 지금은 어떤 평가든 받을 준비가 됐습니다. 그게 제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냉정하게 나를 평가하되 스스로를 믿으면서, 여러분께 신뢰를 주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