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대출, 은행 다음으로 多 ‘보험사’....“영향 제한적”, 이유는

태영건설 대출, 은행 다음으로 多 ‘보험사’....“영향 제한적”, 이유는

은행권 7000억원대, 보험사는 2000억원대
대부분 보증보험 가입한 대출…선순위 채권

기사승인 2024-01-03 07:00:02
연합뉴스
국내 시공 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로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불똥이 다른 곳으로 튀지 않을지 금융권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험사들의 경우 직접적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의 태영건설 관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4조5800억원이다. 태영건설 직접 여신이 5400억원, 태영건설 자체 시행 중인 29개 PF 사업장과 관련된 익스포저는 4조3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대출 규모가 큰 곳은 은행권이다. 지난해 3분기 말 분기 보고서를 보면 태영건설은 국내 은행권으로부터 장기차입금 4693억원 단기차입금 2250억원 등 총 7243억원을 빌렸다. 단기차입금은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대출금이을 뜻한다. 장기차입금에는 일반·시설자금 대출과 부동산PF 대출이 포함된다.

은행업권 다음으로 대출 규모가 큰 곳은 보험업권이다. 보험사가 빌려준 돈은 2000억원 이상이다. 가장 많은 대출을 실시한 보험사는 한화생명으로, 845억원이다. IBK연금보험과 흥국생명이 각각 268억원, 농협생명이 148억원의 PF대출을 실행했다. 이 외에도 농협손해보험 333억원, 한화손해보험과 푸본현대생명은 각각 250억원씩 시설자금을 대출해줬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대부분 선순위채권과 보증보험을 낀 대출이기 때문에, 원금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태영건설이 추진한 전주에코시티 프로젝트에 실행한 대출인데 전주에코시티는 이미 완공됐고 임대까지 마무리됐다.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100% 원금을 보증하는 대출이다. 전주에코시티가 상환하지 못할 경우, HUG가 상환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HUG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태영건설 리스크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없다는 게 한화생명 측 설명이다.

한화손보 역시 마찬가지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한화손보가 취급한 시설자금대출은 태영건설 자회사인 인제스피디움 BOT(Build-Operate-Transfer)사업에 대출해 준 건”이라며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의 100% 원리금보증이 있는 무위험투자건이라 전혀 우려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BOT는 사업자가 건설투자를 포함해 일정기간(최대 20년) 시설을 운영하고 투자비 회수 후 공사에 반납하는 방식을 말한다.

흥국생명과 NH농협생명도 태영건설에 각각 268억원과 148억원을 빌려줬지만 HUG를 통해 100% 보증을 받을 수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1일 보고서에서 “공동사업장 PF 대출의 경우 시공사 교체 등을 통해 사업 진행이 가능할 수 있고, 태영건설 단독사업장 PF 대출의 경우는 HUG 보증 대출이 대부분이어서 은행 손익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 실장은 “보험사의 경우, 증권사나 저축은행에 비해 선순위 대출이 대부분”이라며 “정부에서도 부동산PF 위험성을 인지하고 오랫동안 모니터링해왔다. 또 대대적으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과한 불안감이 오히려 더 위기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성급한 걱정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자력으로 채무를 상환하는 것이 불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하면 개시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태영건설 채권자 400여곳을 추려 1차 채권자협의회 소집통보를 보냈고, 오는 3일 채권단이 모여 태영건설 자구계획과 경영상황을 듣는다. 오는 11일에 열리는 1차 채권자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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