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사고를 낸 가수 김호중의 음주 정황이 드러나는 가운데, 그의 처벌 가능성을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온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 김호중이 사고 전 술을 마셨다는 정황을 다수 확인한 상태다.
경찰은 사고 이후 김호중이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며 대리 출석을 요구하는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김호중의 사고 전후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역시 확인했다. 경찰은 또 소속사와 자택에 이어 18일에는 김호중이 방문한 유흥주점을 압수수색하고, 술자리 동석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김호중이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감정서도 받았다. 경찰이 채취한 김호중의 소변에서 음주 판단 기준을 넘는 음주대사체가 검출돼서다. 음주대사체는 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음주 여부를 판별하는 요소로도 사용된다.
다만 사고 직후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하지 못한 점이 음주운전 혐의 입증에 발목을 잡고 있다. 김호중이 사고 이후 현장을 빠져나가 17시간 이후 출두해 조사를 받아서다. 2016년 교통사고를 낸 방송인 이창명 사례와도 비슷하다. 당시 이창명은 사고 후 9시간이 지나 경찰에 출두하며 음주운전 혐의를 받았으나,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파문이 일었다. 다만 김호중이 사고 후 현장을 벗어나고 관련 혐의를 은폐하려 한 점이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호중 측은 음주는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호중은 전날 열린 공연에서 무대에 올라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직접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의 활동 역시 강행한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측은 아직 인정된 혐의가 없는 만큼 공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김호중에게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적용해 조사하고 있다. 이외에도 허위 자백으로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고,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하는 등 조직적 은폐 의혹을 받는 만큼 범인도피교사와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추가될 수 있다.
김호중은 재판에 대비해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거친 조남관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다. 조 변호사는 김호중의 뺑소니 사건을 송치받을 예정인 이창수 서울중앙지검 검사장과 대검찰청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로 알려졌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