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사고를 낸 가수 김호중이 사고 열흘 만에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19일 김호중은 창원 콘서트를 마친 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음주운전을 했다”며 “크게 후회하고 반성 중이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순간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에게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역시 사과했다. 소속사 측은 “김호중 논란과 더불어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면서 “최초 공식 입장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증거 인멸에 가담하고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었다. 이들은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고개 숙였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내고 달아났다. 이후 조사에 불응하고 경기도 한 호텔에서 칩거하다 약 17시간이 지난 10일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김호중에게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적용해 조사 중이다. 김호중이 매니저를 사주해 허위 자백으로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데다,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하는 등 여러 의혹을 받는 만큼 범인도피교사와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 또한 검토하고 있다.
당초 김호중과 소속사 측은 음주 사실이 없다고 발뺌해 왔다. “아직 인정된 혐의가 없다”며 공연까지 강행했다. 하지만 경찰이 수사를 통해 김호중이 사고 당일 고급 유흥주점을 비롯해 술자리만 여러 차례 가졌던 행적을 파악하고 참고인 조사를 단행하자 입장을 선회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가 검출되는 등 음주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소속사 측은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경찰 출석일은 협의 중이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