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볼로 빗장을 연 국내 위스키 시장이 ‘프리미엄’ 위스키를 중심으로 올해 트렌드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28일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 천호점 지하 2층에서 열린 위스키 시음 행사에 소비자들은 발길을 멈췄다. 이곳에서 열린 ‘카발란 하이볼 위스키 소다 2차 시음 행사’에서는 소비자들이 한입씩 맛을 느끼며 위스키를 구경하고 있었다.
앞서 지난달 열린 1차 시음행사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추가 행사를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출시된 카발란 하이볼은 출시 3개월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되며 위스키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특히 카발란 하이볼의 베이스인 타이완 싱글몰트 위스키 등 10만원대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볼 수 있었다. 19만원대 카발란 위스키를 구매한 양소희(31)씨는 “예전에는 하이볼을 종종 마셨었는데, 현재는 가격이 조금 비싸도 지인들과 함께 대화하며 맛이 깊은 위스키를 한 잔씩 곁들이는 걸 선호한다”고 말했다.
해당 부스 옆에서도 8만~19만원대 타운브랜치 위스키를 판매하고 있었다. 행사 관계자는 8만원대 입문자용 위스키부터 특별한 맛을 찾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7여 종의 위스키를 소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혼술’ 문화로 소비 주종이 다변화하며 위스키 등으로 분산됐던 주류 수요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50억원대였던 국내 위스키 출고액은 2022년 192억원까지 올랐다. 같은 해 위스키 수입량은 2억6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2%성장했다.
고급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를 위한 행사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5일 목동점에서 위스키 페어 ‘위스키 포 에브리데이’를 진행하며 야마자키·히비키·발베니·맥켈렌 등 20여개 위스키 수입사의 고가 위스키를 선보였다. 이마트에서도 ‘주류위크’라는 행사를 열어 위스키 중심 품목을 소개하고 할인하는 행사에 나섰다.
이처럼 프리미엄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은 소비자들의 스펙트럼 확장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바뀐 음주 문화 패턴이 바뀌며 고가 주류로 스펙트럼을 넓히는 소비자가 증가했다”며 “짐빔, 잭다니엘 등 자주 볼 수 있던 위스키를 넘어 전문적으로 위스키를 찾아 지인들과 즐기려는 성향을 소비자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요동치는 주류 시장, 기업의 돌파구는?’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들의 주류 기호 다변화 현상은 장기간 지속될 트렌드”라며 “주류업계는 변화하는 소비 패러다임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주종 카테고리별, 가격대별, 국가·권역 등 제품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