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상승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내년 보험료 오를까

다시 상승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내년 보험료 오를까

기사승인 2024-06-07 06:00:02
2022년 8월11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보험사 임시 보상서비스센터에 서울과 경기지역 등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들이 모여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올해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이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보험사들이 2022년부터 연속으로 인하한 자동차보험료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온다. 

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 5개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이 80.5%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76.1%) 대비 4.4%p 오른 수치다. 해당 보험사들의 올해 1~4월 평균 손해율 역시 79.4%로 80%에 근접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7%를 기록, 영업손익 5539억원으로 흑자를 냈다. 손해율이 2019년 92.9%까지 상승하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해온 결과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도 지난해 97.1%로 전년(97.4%) 대비 0.3%p 하락하는 등 3년 연속 100%를 하회하며 안정적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처럼 낮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기록하기 힘들 거란 전망이 나온다. 보통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분기에서 4분기로 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여름엔 태풍과 홍수, 겨울엔 폭설 등으로 자동차 사고 발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금융당국이 상생 금융의 일환으로 추진한 자동차보험료를 인하 역시 2분기 손해율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자동차보험 적자 가능성에 더해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 이야기도 나오는 이유다.

꾸준히 낮아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해부터 높아지기 시작한 이유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일 보험연구원에서 발표한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변동요인 분석’에선 손해율 악화 요인으로 보험료 인하, 차량가격 및 수리비 상승 등에 따른 대당보험료 감소, 사고당 손해액 증가를 꼽았다. 올해 보험료 인하폭이 이전보다 더 크고 대형사가 중소형사에 비해 보험료 인하폭이 큰 만큼, 향후 대형사의 손해율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3%대를 기록하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손해율 높이는 원인으로 본다. 차량 가격 상승과 수리비 증가 등 물적담보의 상승으로 이어져 사고당 손해액을 높이기 때문이다. 전체 원수보험금에서 물적담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57.6%에서 2023년 60.2%로 상승하는 등 점차 영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선 최근 몇 년간 낮아진 손해율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란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자동차 사고건수가 줄었고, 지난해엔 기상 이변으로 발생하는 자연재해도 많지 않은 것이 손해율을 잠시 낮췄다는 설명이다. 또 경상자 제도 개선으로 보험금 누수가 줄어든 것도 손해율 상승을 막은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실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손해율이 92.9%까지 치솟으며 영업손익 1조6445억원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좋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5일 “지난해까진 흑자를 유지해서 지난 2월 자동차보험료를 일부 낮출 수 있었지만, 올해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상자 제도가 개선되긴 했지만 완성된 건 아니다”라며 “계속 보완해서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를 막고 허위 입원 환자 등 보험사기를 줄이면 전체적인 손해율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는 향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리스크를 반영한 보험요율 적용, 사고 감소 유도, 보험금 누수 억제 등을 위한 환경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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