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과 함께한 4년…넷플릭스의 확신과 숙제

‘스위트홈’과 함께한 4년…넷플릭스의 확신과 숙제

기사승인 2024-07-17 15:05:31
17일 서울 종로6가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스위트홈’의 시작과 끝을 조명하는 간담회에 참석한 하정수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과 이기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디렉터. 넷플릭스

2020년 공개한 넷플릭스 ‘스위트홈’이 세 시즌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스위트홈’은 ‘보건교사 안은영’, ‘킹덤’에 이어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의 기반을 닦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크리처(괴수) 장르의 선구자이자 VFX(시각특수효과) 발전의 시초로 꼽혀서다. 당시 신인이던 송강, 이도현,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 등을 발굴하며 스타 등용문으로도 통했다. 17일 서울 종로6가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는 ‘스위트홈’의 시작과 끝을 조명하는 간담회가 열려 작품이 가진 그간의 의미를 되짚었다. 현장에는 이기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디렉터, 하정수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이 참석했다.

이기오 디렉터와 하정수 총괄은 넷플릭스 콘텐츠의 관리를 도맡는다. 콘텐츠 디렉터는 영화 투자사와 방송국 CP처럼 콘텐츠를 선별해 공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한다. 프로덕션 총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전반을 운영하며 팀 프로덕션, 후반 작업, 음악 작업, VFX 등을 지원한다. 이기오 디렉터는 ‘킹덤’, ‘인간수업’, ‘스위트홈’, ‘지옥’ 시리즈와 ‘기생수 더 그레이’ 등을 담당했다. 하정수 총괄은 ‘킹덤’을 기점으로 넷플릭스의 영화·예능·드라마 전반을 담당했다.

‘스위트홈’ 이미지. 넷플릭스

“신선해서 도전한 ‘스위트홈’으로 확신 얻어”

넷플릭스는 ‘스위트홈’에 뛰어든 이유로 신선한 대본을 들었다. 평범한 개인의 욕망이 발현한 괴물, 주인공이 괴물과 싸우는 게 아니라 괴물이 되는 설정 등이 새로운 충격을 안겼단다. 이 디렉터는 2019년 초에 ‘스위트홈’ 기획안을 처음 접하고 곧장 제작을 결심했다. 하 총괄은 화면에 괴수를 구현하기 위해 미국에서 전문가를 초빙하는 등 작품 질을 높이기 위해 고민했다. 5년이 지난 현재 한국 콘텐츠의 위상은 달라졌다. “‘스위트홈’은 시즌 1부터가 도전이었다”고 운을 뗀 하 총괄은 “5년 전에는 우리가 할리우드 팀에 질문했으나 지금은 환경이 달라졌다. 이젠 오히려 그들이 한국 쪽에 자문을 구한다”면서 “‘스위트홈’이나 ‘오징어게임’은 어떻게 만들었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감회가 색다르다”며 뿌듯해했다. 

‘스위트홈’은 넷플릭스 내부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이 디렉터는 “성장의 계기”라고 짚었다. 시청자가 새로운 걸 원한다는 확신을 재확인했다는 게 이 디렉터의 설명이다. VFX도 그렇다. ‘스위트홈’으로 쌓은 노하우는 다른 작품으로도 뻗어갔다. 이젠 넷플릭스의 모든 작품에 VFX가 사용되고 있다. 하 총괄은 “‘스위트홈’이 주춧돌 역할을 해준 덕”이라면서 “완성도를 인정받아 시즌 1은 한국 작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 10에 진입했다”며 의미를 다졌다.  그러면서 “좋은 이야기는 언어와 국가에 상관없이 어디에서든 사랑받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힘줘 말했다. 

‘스위트홈’의 시작과 끝을 조명하는 간담회의 모습. 넷플릭스

“창작자 뛰놀 발판 되는 게 목표… 시즌제는 숙제”

넷플릭스는 창작자가 어떤 이야기든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되는 게 목표다. 이전에도 사극과 좀비를 결합하거나(‘킹덤’) 10대 청소년물의 새로운 장을 열고(‘인간수업’) 한국 콘텐츠 업계에서 볼 수 없던 크리처물을 도입(‘스위트홈’)하는 등 여러 시도를 이어왔다. 이 디렉터와 하 총괄은 장르 범주를 넓히고 끊임없는 지원을 통해 콘텐츠 질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시즌제를 원활히 이어가는 건 넷플릭스의 당면 과제다.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연속적인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장점과 달리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있어서다. ‘D.P.’와 ‘스위트홈’이 그렇다. 이들 작품은 시즌 1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반면 시즌 2에선 호불호가 갈려 혹평을 받았다. 하 총괄과 이 디렉터는 “‘스위트홈’은 시즌 2가 시즌 3를 위한 이음새여서 더욱더 그렇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 “첫 시즌으로 신선한 맛을 냈다면 다음 시즌에선 같은 재료로 또 다른 재미를 줘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늘 이런 고민과 함께 시즌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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