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조정석 “최선 다하는 얌체공이고 싶죠” [쿠키인터뷰]

‘파일럿’ 조정석 “최선 다하는 얌체공이고 싶죠”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4-07-29 16:27:28
배우 조정석. 잼엔터테인먼트

‘조정석의, 조정석에 의한, 조정석을 위한.’ 오는 31일 개봉을 앞둔 영화 ‘파일럿’(감독 김한결)을 향한 관심은 일찌감치 컸다. 앞서 공개한 예고편부터 차진 연기를 펼치는 배우 조정석의 모습이 화제였다. 뮤지컬 ‘헤드윅’을 통해 강렬한 드랙퀸 연기를 선보인 경력이 있는 데다 조정석 표 코미디를 향한 대중 기대감도 컸다. 개봉 전 언론에 미리 작품을 공개한 조정석은 “그래서 더 떨린다”고 했다. 자신을 향한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할 때가 종종 있단다. “사실 저 정말 웃긴 사람 아니거든요. 말도 느린 편이고….” 지난 18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은 그러면서도 “동료가 있기에 부담이 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조정석을 스크린에서 보는 건 5년 만이다. 1000만 관객 목전까지 간 ‘엑시트’ 이후 오랜만에 선뵈는 영화다. 여러 시나리오를 물색하던 그가 ‘파일럿’에 눈을 떼지 못한 이유는 분명했다. “읽을 때부터 재밌어서”다. 물의를 빚어 재기불능 상황에 빠진 남성 조종사가 여장도 불사하며 조종사로 복귀했으나 여러 차별적 상황과 마주한다. 남성으로 살 땐 미처 알 수 없던 일들이다. ‘파일럿’은 이 같은 상황에 놓인 주인공의 성장기를 코믹한 분위기로 물 흐르듯 풀어간다.

영화 ‘파일럿’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조정석은 “많은 분이 공감할 수만 있다면 코미디가 잘 펼쳐지리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시작부터 실제 예능 프로그램을 끌어오는 등 ‘파일럿’은 현실과 영화 속 세계의 경계를 슬그머니 지운다. 현실에 착 붙자 몰입도와 웃음이 함께 더해진다. 조정석이 맡은 한정우는 동생의 신분을 훔쳐 항공사에 지원한다. 그렇게 한정미가 된 한정우는 능청맞을 뿐 결코 우스꽝스러워지려 하지 않는다. 조정석은 “캐릭터 감정에 잘 이입하고 마음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면 극의 설정이 징그럽지 않게 다가갈 것이라 믿었다”고 했다. 여장한 이후의 모습을 연기할 때도 목소리를 과장해서 내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 중 높은 음역으로 대사를 내뱉는 연습이 첫 시작이었다. 웃긴 장면을 연기할 땐 완급 조절에 신경 썼다. 조정석은 “코미디 연기는 본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무엇이든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하는 감을 유지하려 했다”고 돌아봤다.

극 중 한정우는 한정미가 되면서까지 비행기 조종대를 놓으려 하지 않는다. 인플루언서로 떠오르며 꿈이 유명세에 잠시 가려지기도 하지만 그에겐 여전히 비행이 전부다. 조정석에겐 배우 일이 그렇다. 평소 관심사인 음악과 춤이 연기에 녹아들 때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단다. 영화 ‘관상’(감독 한재림)에서 송강호와 함께 삐걱대는 춤을 춘 장면이 대표적이다. 조정석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 연기로 보여주는 일이 가장 재밌다”며 “누군가가 재밌어하는 것 자체가 내게 기쁨이자 즐거움”이라고 했다. 내달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예능 ‘신인가수 조정석’도 그에겐 즐거운 일의 일환이다. 재미난 일을 향해 그는 계속 달린다.

“성공하면 배울 게 있고 실패하면 깨달아야 할 점이 생기더라고요.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야 후회도 안 남고요. 열심히 하면서도 ‘조정석이 이런 작품을 선택하네?’라는 의외성을 안겨드리고 싶어요. ‘얌체공’(탱탱볼) 같은 배우이고 싶거든요. 예상 밖 선택이어도 제가 인물에 잘 동화된다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 믿어요. 그래서 저의 최선은 열심히 연기하기예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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