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2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12년 만에 영업이익 적자를 내리란 전망을 뒤집고 흑자를 방어했다. 다만 전 분기 대비 66%,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공동대표 취임 6개월 차와 맞물려 ‘박병무표’ 엔씨소프트 리빌딩 추이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엔씨) 공동대표는 취임 때부터 권고사직, 분사, 국내외 투자 등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하겠다며 일관된 메시지를 내왔다. 박 대표는 지난 3월 미디어 설명회에서 “(엔씨가)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있다”며 “원팀으로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취임 때부터 경영 효율화, 글로벌 진출 기반 구축, 투자‧인수합병(M&A)를 주요 키워드로 내세웠다. 침체 극복 의지를 드러내듯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약 5억원 규모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
2분기 들어 투자‧인수합병 부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oon Rover Games(문 로버 게임즈)’를 시작으로 5일에는 국내 게임사 ‘빅게임스튜디오’에 370억원 규모의 지분과 판권 투자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문 로버 게임즈 초기 투자를 단행하며 “국내 개발사 투자, 글로벌 파트너와 공동사업, 퍼플 플랫폼 사업 계획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히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속적인 인수합병 추진에 대한 의지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다시금 드러내기도 했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게임을 인수해 포트폴리오 확대 등 꾸준히 M&A를 추진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박 대표는 취임 때부터 인수합병을 주요 키워드로 강조해왔다. 실제로 인수합병 전문가로 알려진 박 대표의 내정소식 들려올 때부터 엔씨가 공격적인 인수합병 나선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지금까지는 눈에 띄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아 하반기에 본격화되리란 의견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인력 조정은 ‘박병무표 리빌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그는 정식 취임 일주일 전부터 미디어 설명회에서 “인력 감축 등 분사 계획은 이미 시작했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5월 권고사직을 진행했으며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2분기 인건비는 188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하며 일정 부분 수치 개선을 보였다.
규모 축소를 위해 분사도 진행 중이나 진통이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노조 ‘우주정복’은 5일 ‘회사가 분사 후 폐업 시나리오는 계획돼 있지 않다고 이야기하나, 불안이 높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7월30일 진행한 분사조직 대상 설명회에서 고용안정 내용 서면 기록 요청에 대해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명문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어서다. 이어 그는 “서류로 만들어 도장을 찍는 그런 게 신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신뢰는 약속을 지킴으로써 만들어지는 거라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기쁨 노무사는 “근로자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바뀌는 일”이라며 “명문화 여부를 두고 갈등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계속근로기간을 인정해줄지, 만약 회사가 폐업한다면 본사 복귀 등 고용을 보장할지가 쟁점”이라며 "분사 과정과 그 이후까지 이 부분에서 진통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