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부당 해고된 해직교사를 특별채용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교원단체와 정치권에서는 “선의가 짓밟혔다”고 옹호하거나 “특혜성 특별채용을 근절해야 한다”고 비판하는 등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9일 입장문을 통해 “조희연 교육감은 뇌물을 받은 것도, 자리를 약속한 것도, 횡령이나 배임을 한 것도 아니다. 교육 현장의 역사적 상처를 씻고 화해와 공존을 실현하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던 그의 선의가 결국 짓밟히고 말았다”며 “조 교육감은 물러나지만 서울교육은 지난 10년의 성과와 남겨진 과제를 성찰하고 한걸음 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도 “교육감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당사자뿐 아니라 서울 학생들과 학부모들, 교사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일부 위법성이 있었더라도 1000만 서울시민의 선택을 무위로 돌리는 처벌로 단죄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탈법 행정과 직권 남용이 만들어 낸 특권‧특혜 채용이었음을 확인한 판결이자 교육감의 인사권이 법과 공정성보다 우선일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판결”이라며 “자기 사람 심기, 보은 인사, 위법‧특혜 특별채용을 예외 없이 엄단하고 근절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화, 정의 실현, 포용 등 어떠한 명분을 내세운다 해도 국민과 교육계 대다수가 납득하기 어렵고, 특혜채용까지 교육감의 권한이나 직무로 인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특별채용 제도 자체에 권력 남용 소지가 있는지 재점검하고, 교육의 공정성, 신뢰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서도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장경태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이날 인천에서 열린 ‘2024 정기국회 민주당 워크숍’에서 조희연 교육감 판결에 대해 “사상 초유의 판결이 나왔다. 도덕적 하자가 아닌 공익적 정책 결정을 문제 삼은 것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비리가 아닌 시대착오적인 정치활동금지 위반으로 해직된 교사를 구제하려 한 정책이었다”고 강조했다.
여당 진영에서는 법원 판결을 반기는 입장을 보였다. 채수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변인은 “재판부의 결정은 불의를 바로잡은 사필귀정의 당연한 결과”라며 “교육감 재·보궐 선거에 서울시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선거까지 50일 이상 교육감의 업무 공백이 발생한다. 서울 교육의 혼란으로 인한 피해도 학생과 학부모가 부담할 몫”이라고 꼬집었다.
조희연 교육감은 부당 해고된 해직교사를 특별채용한 결정에 대해 지금도 후회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 교육감은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교육계의 역사적 화해를 위한 조치였고, 사회정의에도 부합한다는 확신은 변함이 없다”며 “현실의 법정에서는 수용되지 않지만, 가치 있는 일을 위해 고통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차기 교육감 선출까지 설세훈 부교육감이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차기 교육감은 오는 10월16일 보궐선거를 통해 선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