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게임’ 방해하는 핵…이젠 이별할 수 있을까

‘공정 게임’ 방해하는 핵…이젠 이별할 수 있을까

전용기, 제작‧유포‧배포하는 이 처벌 상향 개정안 발의
온라인 사이트, SNS 등에서 핵 판매, 구하는 글 여전

기사승인 2024-08-30 14:00:04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픽사베이

지난 4월 엔씨소프트 ‘THRONE AND LIBERTY’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실명과 서버를 밝힌 채 핵(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한 방법과 인증 영상을 올려서다. 핵 사용 신고‧문의를 넣은 후, 달린 운영자 답변도 함께 게시했다. 글쓴이는 “핵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도 “모두가 느낀 박탈감을 생각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게임 핵 근절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핵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며 게임을 진행할 의욕을 저해한다. 이를 막기 위해 관련 법안들이 번번이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 폐기됐기에 이번에는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불법 프로그램을 제작‧유포‧유통하는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게 골자다. 현행 법에서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개정안에서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했다.

핵을 사용한 이에 대한 처벌 규정도 담았다. 고의, 이용 횟수 등을 따져 핵 이용자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식이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게임 핵 이용자를 처벌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에게 2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핵 프로그램 이용과 배포로 처벌을 받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다는 게 관련 법 발의가 이어지는 배경이다. 지난 6월에는 ‘서든어택’ 불법 프로그램을 판매해 온 20대 A씨에 징역 1년이 선고됐다. A씨는 개인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며 총 9032만원에 달하는 판매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 ‘PUBG: 배틀그라운드’ 게임 핵을 조직적으로 유통해 5억원대 매출을 올린 사례도 있다.

게임 핵 프로그램을 판매한다는 글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핵 판매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했을 때, 게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담은 영상이 올라와있기도 하다. 핵 제작을 의뢰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핵을 찾는 온라인 사이트도 있다.

국회 입법 진전은 미진하다. 이용자 처벌 같은 경우, 관련 내용을 담은 법안이 제20대 국회서부터 꾸준히 발의됐지만, 모두 임기만료 폐기 됐다. 김경협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대와 21대에,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대에 발의했다. 

김민성 한국게임소비자협회 대표는 “소비자 입장에서 모두가 평등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그간 게임 이용자들에 관심이 많지는 않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그간 여러 차례 임기만료 폐기 된 만큼 이번에는 순조롭게 입법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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