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피감기관 기관장으로 국감에 나오게 된다. 은행장 중에서는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증인 명단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과연 출석 요구일에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낼 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감사 증인 등 출석요구의 건을 채택했다. 증인 28명, 참고인 2명이다. 당초 이날 전체회의는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여야 의원들이 증인 명단을 두고 논의가 길어지며 30분 정도 늦게 개의했다.
먼저 정무위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내달 10일 불러 우리은행 친인척 부정대출과 관련해 질의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우리은행에서 지난 2020년 4월부터 4년간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과 차주에 616억원 규모 대출이 있었고, 이중 350억원이 부당대출로 파악됐다.
특히 금감원은 우리금융 경영진이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 사고를 의도적으로 축소 및 은폐했다고 보고 있다. 또 현 경영진이 이번 사안을 당국에 늑장 보고했다고도 의심한다. 내부통제 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 발생한 700억원대 횡령 사고에 이어 지난 6월에도 100억 원이 넘는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환노위 역시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에 부를 증인과 참고인 35명을 채택했다. 양 회장의 출석 요구일은 내달 15일이다. KB국민은행 출신인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은행 콜센터 감정노동자 문제를 묻는다는 계획이다.
은행장 중에서는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금융사고 및 지배구조 관련 사안으로 내달 10일 출석 요구를 받았다. 농협은행에서는 지난달 117억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하는 등 올해 금융사고가 4차례 발생했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출석해야 한다. 증인의 경우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해도 상임위원회가 불출석 사유가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동행 명령을 받거나 동행에 응하지 않는다면 고발당할 수 있다.
지난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전부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해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맹탕 국감’ 비판을 불러왔다.
임 회장 국감 출석 여부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확인이 어렵다”면서 “IMF·WB 총회 참석 여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양 회장의 경우 IMF·WB 총회에는 참석이 예정돼 있다.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증인·참고인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피감기관 기관장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석용 농협은행장도 마찬가지다.
농해수위는 내달 18일 오전 10시 농협중앙회,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국감을 진행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 회장이) 올해 IMF·WB에 참석할 계획이지만 농해수위 국감에는 참석하실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