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승원이 넷플릭스 영화 ‘전,란’(감독 김상만)에서 또 한 번 존재감을 떨쳤다.
차승원은 지난 11일 공개된 ‘전,란’에서 선조 역을 맡았다. 극 중 선조는 자신의 안위와 권위에만 집착한다. 왜란이 일어나자 백성을 버리고 도망치는 것은 물론이요 반상의 법도와 궁궐 재건에만 집착해 원성을 듣는다.
‘전,란’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몸종 천영(강동원)이 막역지우로 지내다 오해 속 선조(차승원)의 무관과 의병으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큰 줄기의 이야기와 함께 신분제를 두고 각각의 캐릭터가 이견을 보이며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극에서 차승원은 선조로서 긴장감을 좌지우지하는 활약을 이어간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갈등 구조에서 선조는 갈등을 더하는 기폭제다. 선조의 측근인 종려가 천영을 적대시하고 반목하기 시작할 때가 그렇다. 왕권에 집착하는 선조 캐릭터의 본질을 그려내면서도 두 주인공이 맞붙는 상황에 당위성과 개연성을 더하고 시대가 가진 비극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해낸다.
눈에 띄는 건 선조를 그려낸 차승원의 섬세한 연기다. 수염의 모양부터 캐릭터의 외형과 자잘한 감정 표현까지 차승원은 일일이 아이디어를 내며 캐릭터에 살을 붙였다고 한다. 캐릭터에 관해 연구하고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같은 노력이 출중한 연기력과 만나자 시너지는 배가된다. 앞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차승원은 “위엄은 갖추되 고약스럽고 아이 같은 여러 선을 가진 선조를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차승원은 ‘전,란’에서 그가 가진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권위를 지키고자 하는 선조의 형형한 눈빛부터 백성을 두고도 무책임하게 내빼는 비열한 면까지 다양한 모습을 차지게 표현한다. 예민하고 냉소적인 선조의 면면이 드러나자 몰입감 역시 살아난다. 차승원이 선조로서 보여준 얄미움과 오싹한 위압감은 ‘전,란’에 재미를 더하는 또 하나의 무기다. 다양한 캐릭터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는 차승원의 새로운 발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