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KB국민은행장으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가 ‘깜짝’ 발탁됐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을 중심으로 KB금융이 비은행과 은행간 시너지 창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28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전날 열린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후보를 선정했다. 당초 KB금융 안팎에서는 현 이재근 행장 1년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천위 결정으로 이환주 대표가 최종 후보로 추천됐다.KB금융 계열사 CEO가 은행장이 되는 최초 사례다. 그간 KB국민은행장은 은행 내 부행장들 중 한명이 선임돼 왔다. 이번에는 계열사 대표로 나가있던 인사를 은행장으로 다시 불러온 것이다.
이는 은행과 비은행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다양한 금융업권에서 경력을 쌓은 인사가 필요하다는 양 회장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양 회장 본인도 내부 출신이면서 국민은행장을 역임하지 않은 첫 지주 회장이다. 양 회장은 지난 2020년 12월까지 3연임하면서 KB손해보험을 이끌었다. KB금융 비은행권을 키워내고, 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꿰차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일성으로도 ‘비은행·은행 균형 성장’을 밝혔다. 취임 2년차인 내년부터 더욱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을 제외한 KB증권, KB국민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는 업권별 1위에 오른 적이 없다. 양 회장은 지난 5월 뉴욕 IR에서 “그룹은 1등이지만 개별사 1등은 부족하다”면서 “증권과 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은행과 같이 1등을하면 더 수익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후보는 1991년 KB국민은행에 입사해 경영기획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를 거쳐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역임하며 은행 핵심 사업 영역에 대한 경력을 쌓아왔다. 2021년 KB금융지주에서 재무 총괄 부사장(CFO)로 일하다가 2022년 KB생명보험(현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 후보는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구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의 통합을 이뤄냈고 요양 사업 진출 등 새로운 먹거리를 개척하는 등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앞으로 리딩뱅크 수성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부코핀은행(현 KB뱅크) 정상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KB라이프생명 본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채진과 만나 “끊임없는 내부통제체계 강화와 고도화로 국민 신뢰와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국민은행이 되도록 정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