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폭풍…치솟는 환율에 난감한 게임사

‘비상계엄’ 후폭풍…치솟는 환율에 난감한 게임사

원-달러 환율에 환차익 발생 가능
장기전 흐르면 해외 투자‧매출 위축

기사승인 2024-12-12 06:00:07
쿠키뉴스 그래픽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어지는 탄핵 정국에 경제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 환율 역시 치솟고 있다. 해외 활로를 확대하고 있는 게임사 역시 직간접적으로 영향 받을 수밖에 없어 4분기 실적 마감과 신작 출시를 앞두고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11일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18분 기준 1431원을 기록했다. 추가 상승을 거듭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서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며 “지금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게임사로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달러를 원화로 환상하는 과정에서 차익을 낼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곳이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 3분기 누적 매출액 2조922억원의 약 93%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원화 환율이 5% 변동할 때, 552억1867만원의 환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펄어비스는 환율이 5% 오를 경우, 118억6783만원의 환차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기준 펄어비스 해외 매출 비중은 80%다. 

다만 찬바람 부는 곳도 있을 걸로 보인다. 해외 게임을 한국에서 서비스하거나 외화 차입금이 있는 경우, 재무적 부담감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산 시점 환율을 평가할 때, 원화금액과 장부에 기입된 원화금액 사이 발생하는 손실인 외화환산손실이 커질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예가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지난 2021년 글로벌 소셜카지노 자회사 ‘스핀엑스’를 인수했다. 당시 기준 2조5000억원에 인수해 ‘빅딜’로 주목받았지만, 환율 상승으로 재무 건전성 압박을 받기도 했다.  

계속된 우려에 도기욱 당시 넷마블 각자대표가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외화 차입금은 변동이 생길 때마다 재무적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나, 부채비율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거나 무리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외화 차입금을 원화차입금으로 차환해 환리스크를 줄였다.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인한 환율 상승 국면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것도 문제다. 당장은 ‘킹달러’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도, 해외 게임사 투자나 인수합병, 글로벌 서비스 준비에 난관이 될 수 있다. 환율 상승이 내수 침체로 이어지며 게임 산업 매출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게임사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재무 전문가인 유창석 경희대 문화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는 “게임사는 기본적으로 수입보다는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환율로 인한 이득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도 “환율이 오르면 물가도 오르니 개인 가처분 소득은 줄어들게 된다. 게임 같은 여가에 비용을 투입하는 것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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