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vs 월권” 국회로 넘어온 정국주도권…여야 ‘샅바싸움’ 지속

“함께 vs 월권” 국회로 넘어온 정국주도권…여야 ‘샅바싸움’ 지속

尹 탄핵 이후 정국주도권 두고 여야 기싸움 본격화
민주, 경제·민생 분야 한정 ‘국정안정협의체’ 거듭 제안
국힘 “벌써부터 대통령 놀음하나…당정협 이어갈 것”
오는 18일 이재명-권성동 예방 통해 협력 방안 논의될지 주목

기사승인 2024-12-16 18:46:02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이 이뤄진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여야는 정국 수습 방안을 두고 엇박을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에 ‘국정안정협의체’를 거듭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당정협의’를 강조하며 야당이 ‘월권’을 하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국정 전반에 대한 협의체가 부담스럽다면 경제·민생 분야에 한정해서라도 협의체 구성을 부탁드린다”고 거듭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정을 안정시키고 민생을 회복하는데 네 편 내 편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국정안정협의체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도 동의한 꼭 필요한 일이다. 이름, 형식, 내용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 모든 논의 주도권은 국민의힘 가져가도 좋으니 꼭 참여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탄핵 정국’ 안정화 방안으로 국민의힘에 ‘국정안정협의체’를 요청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제안에 “국민의힘이 여전히 야당”이라며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민주당이 여당이 된 것처럼, 국정운영의 책임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고위당정협의회든 실무당정협의회든 통해 윤석열 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거듭된 제안에 다시 거절 의사를 밝히며 민주당이 ‘월권’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탄핵안 가결 후 정부가 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정국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이 대표의 여러 가지 월권성 발언들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며 “(이 대표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현상 유지 관리가 주 업무’라고 발언했는데) 무엇이 현상 유지고 무엇이 현상 변경인가. 결국 민주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권한대행의 권한을 제약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권한대행 체제는 ‘이재명의 섭정 체제’가 아니”라며 “벌써부터 대통령이 다 된 듯한 대통령 놀음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정국 안정을 위해 정부와 여야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우 의장은 전날 한 권한대행을 접견한 자리에서 “탄핵이라는 정치적 격변 과정에 불가피한 갈등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정부와 여야가 국민을 안정시키는 데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의 국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조속히 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의장님과 여야 모두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의장님의 합리적인 리더십 아래 여, 야, 정부가 협조해 조속히 국정의 안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정부가 먼저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와 권 원내대표의 만남이 성사되며 여야 협력 방안 논의 재개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권 원내대표는 오는 18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이 대표를 예방할 예정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날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 측에 상견례 차원의 예방을 먼저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다만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회담은 의제를 가지고 하는 것이고 함의를 만들어 내는 것인데 이건 예방”이라며 “권 원내대표의 제안은 원내대표가 되고 한동훈 대표가 사퇴해 권한대행이 돼서 각 정당 대표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가 제안한 협의체에 대해서는 “권 원내대표 측에서 아직 답이 없다”고 했다. 

한편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여야 정국 안정 협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농업 4법’과 국회법·국회증언감정법에 대한 거부권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만일 한 권한대행이 이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정국이 더욱 경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에 대해 “너무 많은 탄핵은 국정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일단 탄핵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을 만일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탄핵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며 한 권한대행을 견제하고 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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