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첫 장례식…“남은 유족에 미안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첫 장례식…“남은 유족에 미안해”

참사 사흘째 장례절차 시작
강기정 광주시장·김이강 서구청장 조문
유가족 희생자 유해 확인 거쳐 인도

기사승인 2024-12-31 15:44:51
31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빈소가 마련된 광주 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숨을 거둔 희생자의 첫 장례식이 진행 중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이강 광주서구청장은 이날 오전 희생자인 60대 A씨의 빈소가 차려진 광주의 한 장례식장을 찾아 슬픔에 잠긴 유족들을 위로했다. 

A씨는 광주에서 소규모 여행사를 운영하며, 여행객들을 안내하려고 태국에 갔다가 오는 길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인식은 2일 새벽이며, 장례식은 교회장으로 치러진다.

강 시장은 희생자의 빈소를 조문한 뒤 “유족들이 장례 절차를 먼저 진행하는 것에 대해 남은 유족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일부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가 시작되는 만큼 미안해하지 말라는 말을 건넸는데도 공항에 남은 유족에게 재차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고 언급했다.

강 시장은 희생자 중 광주 거주자가 가장 많아 화장장 등 장사시설 확보가 절실하다고 보고 화장장 운영 시간을 1시간 앞당기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강 시장은 “휴대전화 파손으로 희생자 지인에게 부고를 알릴 수 없다는 유족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과 협조 중이다”라며 “1980년 5월의 아픔을 이겨왔듯 이 아픔도 이겨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참사 희생자 179명 중 현재 4명의 시신이 가족에게 인도된 상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가족들이 원하신다면 28명의 시신은 오늘 바로 모시고 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이날 오전 유가족들의 희생자 유해 확인 절차가 이뤄졌다.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일부가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장례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오후 2시 기준 희생자 179명 중 32명에 대해 시신을 인도받을 수 있는 법적 절차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다만 시신의 훼손이 심해 장례절차가 바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희생자들은 사망한 지 사흘째인 이날 새벽 4시쯤 설치가 마무리된 냉동 컨테이너 11대에 안치됐다. 현장에서는 희생자를 확인한 유가족들의 통곡이 잇따르고 있다. 유가족 중 한 명은 “(장례를) 할 수가 없어. 알아볼 수가 없어”라며 울분을 토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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