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부통제’와 ‘영업강화’를 올해 화두로 제시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회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모두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과 격변이 예상되는 한 해”라며 “이러한 상황 속 KB는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키실 수 있도록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내수 부진 및 수출 둔화,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경영환경이 예상된다”며 “초고령사회로의 진입, 산업 생태계의 변화 앞에서 우리는 일류(一流) 신한의 과제를 완성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그리고 인구 고령화와 저출생 같은 사회 구조적 문제가 맞물려,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올 한해를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강한 대응력을 유지하고,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입을 모아 내부통제를 강조했다.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임원에게 책임을 묻도록 한 ‘책무구조도’가 3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 영향도 크다. 양 회장은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할 수 있도록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진 회장은 “올해는 신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시간”이라면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확립해 내부통제를 신한의 핵심 경쟁력으로 정착시킬 것”이라고 했다. 임 회장 역시 “내부 통제 체계 전반을 근원적으로 혁신하고, ‘윤리적 기업 문화’를 확립해 나가자”고 재차 강조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생존을 위해 차별화도 강조했다. KB금융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을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로 규정하며 임베디드 금융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휴사로부터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 성장하는 공동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상생’을 언급했다. 또 양 회장은 “직원 한명 한명이 고객과 만나는 채널의 자체가 돼 고객이 있는 곳으로 움직여야 한다”면서 대면채널 혁신을 언급했다.
신한금융도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강조했다. 진 회장은 “속도는 빠르게, 절차는 간소하게 개선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다”며 “고객 경험 관리를 더욱 고도화하고 금융 수요자 중심의 솔루션 및 그룹사 시너지 발굴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기본에 충실하되 비은행부문 강화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전 계열사간 시너지를 확대함으로써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트렌드 변화에 주목해 새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미국 내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류를 언급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특히 기업금융, 자본시장, 글로벌, WM 등 핵심사업 분야는 기초체력을 강화하며, 내실 있는 체질 개선을 통해 지금보다 한층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독보적인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금융만의 차별적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