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원로 “고려아연 사태 우려”…국무부에 서한

美 공화당 원로 “고려아연 사태 우려”…국무부에 서한

기사승인 2025-01-17 16:52:14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연합뉴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와 관련해 미국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공화당 원로 정치인인 빈 웨버(Vin Weber) 전 연방하원의원은 지난 14일 제프리 파이어트(Geoffrey Pyatt) 국무부 에너지자원 차관보에 공식 서한을 보내고, MBK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한미 양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웨버 전 의원은 “사모펀드 MBK가 오는 23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와 협의하면서 경제적 영향과 더불어 양국의 공동 안보 이익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고려아연 사태를) 계속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MBK 투자 이력과 관심도를 고려할 때 중국 기반 기업 또는 중국 자금의 지원을 받는 회사들이 다양한 거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기업들로 광범위한 기술 이전을 초래할 뿐 아니라, 중국에서 탈피한 핵심광물 공급망을 보호하려는 한미 양국의 공동 노력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고려아연의 국가핵심기술 등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고려아연의 기술은 M&A나 수출 시 당국으로부터 엄격한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은 방위산업에 중요한 안티모니(안티몬)을 미국에 수출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중국의 경제적 압력으로부터 보호받는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한미동맹 주요 민간부문 파트너로서 고려아연의 역할을 알 수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안티모니는 반도체, 배터리, 무기 제조 등에 사용되는 핵심광물 중 하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티모니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은 연간 수백 톤 규모의 안티모니를 미국에 공급한 뒤 수요에 따라 수출량을 늘린다는 계획을 최근 밝힌 바 있다.

MBK 측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가 장기화되면서 미국, 호주 등 우방국 주요 정치인들은 잇따라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의회 내 핵심광물협의체(Critical Materials Caucus) 공동의장 에릭 스왈웰 미 하원의원이 호세 페르난데스 국무부 차관에 서한을 보낸 바 있으며,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론 기고를 통해 고려아연이 사모펀드로 매각될 경우 중국에 기술 유출이 발생할 우려를 지적하기도 했다.  

호주 연방의원인 밥 카터 역시 “제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외국 사모펀드가 제련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고려아연은 오는 23일 임시주총을 열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 연합이 각각 제안한 집중투표제, 집행임원제, 신규 이사 선임 등 안건의 표 대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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