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서 정당 지지율 ‘요동’…청년이 본 민주당 지지율 침체 원인은

2030세대서 정당 지지율 ‘요동’…청년이 본 민주당 지지율 침체 원인은

1월3주 국힘 46.5% 민주 39.0%…지지율 역전
2030세대서 보수화…“탄핵 지지≠정당 지지” 경향
조기대선 가능성↑…유력 대권 주자 李 대한 반감도 작용
‘보수 결집·여론조사 신뢰도↓’ 견해도

기사승인 2025-01-22 06:00:09 업데이트 2025-01-22 08:36:26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해 있다. 유희태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지난 탄핵 국면에서 정치 관여도가 높았던 2030세대의 지지율이 요동치면서,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개선 특별위원회는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비공개회의를 진행했다. 특위는 여론조사 조작에 대한 검증 대응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여론조사 왜곡을 검증하고, 의심할 만한 사안이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심의·의뢰할 예정이다.

민주당 여조특위가 구성된 배경에는 ‘보수 우상향’ 여론 동향이 한몫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월 3주 차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은 39.0%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46.5%에 오차범위 밖으로 뒤쳐졌다. (응답률 7.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눈에 띄는 것은 2030세대의 보수화다. 1월 3주 차 민주당의 지지율은 20대 41.3%, 30대 37.1%였으나 국민의힘 지지율의 경우 20대 46.6%, 30대 46.4%로 나타났다. 특히 직전 주 조사 대비 3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7.9%p 급등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인 지난해 12월 4주 차에서 민주당이 40%대(20대 44.6%, 30대 47.0%), 국민의힘이 20%대(20대 22.0%, 30대 22.8%)였던 것을 고려했을 때,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의 반사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탄핵의 주역’으로 급부상했던 2030세대에서 특히 지지율 역전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은, ‘탄핵 찬성’이 곧바로 ‘민주당 지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법·위헌이라고 생각한다는 A씨(29·여)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잘못됐다고 생각해 탄핵 집회에 나섰다”면서도 “윤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당이 ‘이때다’ 하며 줄탄핵 등 정국 안정보다는 정권 교체에 힘을 쏟는 모습이 탐탁지 않다”고 말했다. 

스스로 중도층이라고 밝힌 B씨(35·남)는 “불법 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으로 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민주당이 정국을 안정시키기보다는 자꾸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결국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어 허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태에서 유력한 야권 후보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거부감 또한 민주당 지지율 침체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국에서 ‘민주당 책임론’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C씨(33·남)는 “민주당이 자기들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총리를 탄핵하고,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인 최상목 부총리도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속 특검 얘기만 하고 상황이 진전되는 게 없지 않나. 현재 정치적 불확실성, 불안정성을 키운 데에는 민주당도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생각한다”고 했다. 

D씨(30·남)도 “국회가 민주당 위주로 돌아가는 상황인데, 이 대표에게 힘이 너무 집중된 데에 반발심이 든다”며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아직 남아 있는 상태이지 않나.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파면을 서두르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최근 지지율 침체 원인을 ‘보수 결집’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여론조사 응답자를 살펴보면 보수가 상당히 활성화돼 있고, 중도와 진보는 비활성화돼 있다”며 “보수 성향의 응답자들이 ‘보수 궤멸’의 위험을 느끼고 결집한 효과와 진보 성향 응답자 중 민주당의 탄핵 이후 비전에 대해 만족도가 떨어진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민주당의 분석처럼 현재 여론조사 동향을 보수 과표집 때문이라고 보는 청년들도 있었다. 대구에 거주하는 E씨(29·여)는 “여론조사 방식에 오류가 존재한다고 생각해 정당 지지도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요즘 부모님이 유튜브를 엄청 본다. (유튜브에서 유통되는) 가짜뉴스를 그대로 믿고 나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하기도 한다. 보수층이 결집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느껴진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최근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 별다른 언급 없이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반전시키고, 민주당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최근 “보수층 과표집과 선결집에 더해 우리 당이 최근 보여줬던 모습에 대한 실망감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 부분을 다 포함해서 (전략을) 검토하고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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