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했다. 지도부 핵심 인사와 다선 의원이 윤 대통령을 접견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뒤따른다. 중도층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나 의원은 전날 서울 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을 접견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과 헌법재판소 재판 과정에 대한 문제와 비상계엄령 당위성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접견을 공식화하면서 지도부 차원에서 방문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권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정치적 불이익이 있을 수 있지만 인간적 도리로 가는 것”이라며 “지도부 차원에서 가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지속적으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두 차례 자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한 것에 대해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 접견 등에 대한 비판이 뒤따르는 상황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구치소에 접견을 가면서 개인 차원으로 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만약 조기 대선을 치른다면 탄핵을 당론으로 반대하고 내란이 아니라고 우긴 당이 중도층 마음을 어떻게 잡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그렇게 너무 오른쪽으로 가버리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후보로 나올 시 대선을 그냥 갖다 바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조직부총장을 맡고 있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을 개인적 차원이라고 변명하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구속되고 나서야 새삼스럽게 인간적 도리를 다하기 위해 대통령을 만난다는 건 비겁하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중진 의원의 윤 대통령 면회 이유는 동정론 유발과 메시지 유포 때문인 거 같다고 분석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의리를 강조하는 것으로 중도층에 대한 어필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것이 실제로 ‘표’로 연결될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목해야 할 건 (윤 대통령이) 옥중에서 계속 내란 선동을 하는 것”이라며 “나오는 메시지가 의회독재나 대한민국 걱정, 경제 블록화 등이다. (보수 지지자들에게) 계속 투쟁하라고 선동하는 거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