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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은 신경과를 찾는 환자들이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한번쯤은 겪을 수 있는 증상이지만 병원을 찾을 정도가 되면 일상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어지럼증이 발병하는 빈도가 늘어난다. 어지럼증의 원인으로는 말초성 현훈(전정기관의 문제)인 이석증, 전정신경염 등이 있고 중추성 현훈(뇌의 문제)으로 뇌졸중, 뇌종양 등이 있다.
여기서 말초성 현훈은 내이의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겨 그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이석증과 전정신경염 등이 있고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증과 함께 구역감, 구토가 동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어지럼증이 매우 심하고 몸을 가눌 수 없거나 물체가 둘로 보이는 경우, 팔다리의 조절 장애가 있을 때에는 중추성 현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이석증은 귓속 깊은 곳의 반고리관 내부에 이석이라는 물질이 흘러 다녀서 발생한다. 이석은 이석기관의 벽에 붙어 있는 작은 칼슘 조각으로 균형 유지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이석이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서 반고리관으로 들어갈 경우 자세를 느끼는 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해 주위가 돌아가는 듯한 증상이 생긴다. 교통사고와 같은 외부충격, 노화, 스트레스 등으로 이석증이 유발된다. 40~50대 이후에 자주 발생한다.
내이에는 몸의 평형을 감지하는 전정기관이 있고, 여기서 수집된 평형감각의 정보는 전정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전정신경염은 이러한 전정신경에 발생한 염증 때문에 환자가 어지럼증을 경험한다. 심한 어지럼증과 구역, 구토가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눈을 감거나 염증이 발생하지 않은 쪽의 귀를 바닥에 대고 누우면 증상이 감소한다. 일부 환자는 전정신경염이 생긴 귀 쪽으로 몸이 기울어진다는 증상을 호소한다.
전정신경염의 특징은 어지럼증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이석증은 수초에서 수시간 지속되다가 회복되지만 전정신경염은 갑자기 발생한 심한 어지럼증이 멈추지 않고 지속된다. 심한 어지럼증과 구역, 구토, 보행실조 증상이 자연적으로 발생해 길게는 하루 이상 지속되며 온도 눈떨림검사 및 두부충동검사에서 전정신경의 한쪽 기능의 저하가 현저할 경우 전정신경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석증의 치료는 고개의 위치를 바꿔가며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원래의 위치로 이동시키는 이석치환술이 대표적이다. 전정신경염의 치료는 약물 치료와 균형재활치료로 이루어지는데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로 힘들어하는 경우에는 전정억제제와 진정제와 같은 약물을 투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투여할 경우 전정신경염의 회복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만 사용해야 한다. 급성기 증상이 지나면 균형재활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어지럼증으로 내원하게 되면 환자가 느낀 주관적인 경험으로 진단을 시작하며 영상안진검사, 동적자세검사, 회전의자검사, 자율신경계검사 등을 실시한다.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안구의 떨림 현상(안진)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정기관과 어지럼증의 연관성을 파악하는데 이러한 전정기능검사가 필수적이다.
이석증 환자들은 특정 방향(우측 혹은 좌측)을 볼 때 굉장히 어지럽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눈의 움직임이 관찰되면 머리를 움직여 이석을 원래 위치로 되돌리는 이석치환술을 시행한다. 전정신경염은 마치 술 마신 것처럼 몸이 비틀거리는 증상이 관찰된다. 프렌젤 고글검사 등을 사용해 검사를 시행하며 진단 이후에는 약물을 사용해 증상을 안정화시키고 전정재활치료와 같은 적극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 복귀를 앞당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