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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행정부 핵심 인사들을 만나 미국의 관세 조치에 있어 한국 기업들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방향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26일 오전 미국 방문을 위해 찾은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방미 활동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안 장관은 미국이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한국의 수출 주력 상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산업계별로 다양한 입장이 있어 여러 채널을 통해 산업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미국의 관세 조치에 있어 우리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이번에 가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정부 간에 큰 틀에서 협상하고 방향을 잡아가야 하는 부분이 있어 이번에 (미국에서) 협의를 개시해 앞으로 협의를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한 번의 협상으로 끝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양국 간 협의체 같은 것들을 구축해 앞으로 계속 협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26∼28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고위 관계자 등 미국의 무역·통상 관련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공식 취임 직전 한국 경제 사절단을 만난 자리에서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면 전담 직원을 배치해 심사 허가 등의 절차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면 그 이상의 최고급 대우를 할 것”이라며 ‘패스트 트랙’ 제공을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안 장관은 “(러트닉 장관) 발언 직후 백악관에서 발표된 ‘미국 우선주의 투자정책’을 보면 10억달러 이상의 투자에 대해서는 규제 관련 특혜를 주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며 “여러 나라들이 투자 유치를 위해 여러 특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엔 금액 기준으로 설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우리 기업들이 그동안 투자한 것도 있고 앞으로 투자할 부분도 있어 충분히 그 기준을 맞출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미국에 가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 생태계에 투자하고 한미 간 산업 협력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 어떻게 우리 기업들이 교역과 생산에서 불리한 부분이나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할지 협의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미 협상 카드’로 에너지, 조선 등 분야 협력 강화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안 장관은 “조선, 에너지, 첨단산업 등 전략산업에 있어서 한미 간 협력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런 부분들을 같이 협의하고 중요성을 부각해 우리 산업과 미국 산업 생태계가 같이 작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부각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미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대해 요청하는 것에 대해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고, 어떤 조건과 상황인지는 협의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대미 관세 협상에서 일본 등과 공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희 교역 상대국들과도 공조할 수 있는 부분들은 앞으로도 협의해 나가면서 공조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