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조기 대선을 겨냥해 전방위로 중도층 공략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연일 ‘친기업’ 행보로 ‘우클릭’을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민주당은 전국노동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상법 개정을 위한 투자자 간담회를 여는 등 ‘좌클릭’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
4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20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다. 이 대표는 이 회장과의 회동에서 경제위기 속 청년들의 사회 진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번 방문에서 반도체 특별법과 미국의 통상 정책 등 주요 현안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며 “대미 통상 문제와 국내 경제 현안 등이 공식 의제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논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민주당은 중도보수’라는 발언 이후 성장론을 강조하며 대기업 현장 방문을 이어가는 등 재계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실용주의를 내세워 중산층 상속세 완화 카드를 꺼내는 등 세제 개편에서도 ‘우클릭’ 행보를 보인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러한 행보는 지난 대선에서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얻지 못해 패배한 경험을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민주당은 ‘좌클릭’ 정책으로 집토끼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가 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선만큼, 투 트랙 전략을 취해 중도층을 아우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이날 당 전국노동위원회 제6기 출범식을 열고 반도체 특별법 제정과 연금개혁 추진 과정에서 노동자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민주당은 노동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당”이라며 “민주당은 ‘노동이 답’이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내고 노동 존중 사회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도 거듭 약속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투자자·시민사회 간담회’를 열고 소액주주·자산운용사 등과 만나 상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오기형 TF단장은 “우원식 국회의장께서 (상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또 상정하겠다고 했다”며 “다음 본회의에서는 반드시 상정해 주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법개정안은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 전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를 통과했지만 우 의장이 여야 합의를 요구하면서 법안 상정이 보류된 상태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투자자 여러분들, 자산운용사 대표들, 시민사회에서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를 위해 애쓴 활동가 등을 모시고 다시 한 번 이 법안의 필요성에 관해 확인하고 뜻을 모아 함께 처리하자는 취지로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고 달래기도 했다. 이정문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상법 개정안이 어렵게 법사위를 통과했는데 마지막 문턱에서 잠깐 멈춘 상태”라며 “다음 본회의에서 꼭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