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오픈프라이머리, 불안한 출발…“시기상조”

야권 오픈프라이머리, 불안한 출발…“시기상조”

전문가 “출구전략” 분석도
민주당 합류 여부엔 전망 엇갈려

기사승인 2025-03-07 06:00:09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왼쪽에서 7번째)과 당직자들이 6일 최고위원 회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야권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가 난관에 봉착했다. 정당 중 아무도 제안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취지엔 공감하지만, 윤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야3당(진보·사회민주·기본소득)은 오픈프라이머리 동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앞서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각 당 대표와 면담했는데, 공감대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진보당 측은 “탄핵인용 결정이 언제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선 준비를 전면적으로 하는 건 섣부르다는 게 당 입장”이라며 “(탄핵선고) 이후에 충분히 자유롭게 논의하겠지만, 현재로선 시기상조라고 상임대표가 간담회에서 말한 걸로 안다”고 밝혔다. 

사회민주당은 “취지는 공감하지만 당마다 입장이 있고, 오픈프라이머리를 어떻게 성공시킬 수 있느냐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며 “조만간 대표단 회의를 거쳐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본소득당도 “대표끼리 오픈프라이머리에 관해 궁금한 사항을 서로 묻고 답했다”고 말했다.

야권 오픈프라이머리 참여 핵심인 더불어민주당도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3인(김부겸 전 총리·김동연 경기지사·김경수 전 경남지사)이 지지를 밝혔지만 여기에 민주당이 응할 진 미지수다. 개혁신당은 일찍이 참여 의사가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현재로선 누구도 합류의사가 없는 상황이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4일 범야권 외연 확장과 정권교체를 목적으로 ‘원샷’(각 정당 모든 대선 후보가 제한 없이 참여) 방식의 야권 오픈프라이머리를 제안했다. 다만 반응이 석연치 않자 비 민주당끼리 오픈프라이머리를 진행한 다음, 향후에 민주당을 합류시키는 ‘투샷’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관해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전날(6일) 오전 최고위원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현재 결정된 건 없다”며 “당 제안 방식인 ‘원샷’ 오픈 프라이머리가 워낙 혁신적이어서 검토를 하는데 문제는 없는지 등에 대해서 고심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어 “‘투샷’ 방식은 황운하 원내대표 사견”이라며 선을 그었다. 

“오픈프라이머리, 혁신당 출구전략”

오픈프라이머리를 제안한 배경에 관해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는 당 사정을 엿볼 수 있다고 짚었다. 독자후보를 내기 어려운 만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전체 후보로 내세우려는 출구전략이라는 것.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당 입장에선 독자후보를 내기 어려운 상황 같다. 독자 후보를 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는 게 내년 지방선거에도 힘을 못 쓴다”며 “이번에 독자 후보를 내서 어느 정도 득표율을 유지하고 당세를 손실 없이 지켜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약진하는데, 야권 1위 후보인 이재명 대표를 무조건 지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이 독자 후보를 내는 걸 포기했다’는 평을 듣기 싫은 만큼 이재명 대표를 명실상부 야권 전체 후보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고육지책이자 출구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오픈프라이머리에 수용 가능성에 관해선 “낮다”고 답했다. 엄 소장은 “선거법 2심이 쟁점이 될 수 있고 타 정당에게서 더 많은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러면 후보 선출과정이 복잡해지는 데 민주당이 과연 수용할까”라며 “‘중도보수’를 외치는데, 오픈프라이머리로 대선 후보를 선출하면 이념 논쟁이 불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조국혁신당은 이번 대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렵다”며 “지금은 민주당과 연대하는 게 국민 관심을 끌어 모으고 당도 자연스럽게 이재명 대표 손을 들어주면서 정권 교체 주역이 되고, 다음 정권에서 집권 2당으로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합류 여부엔 “조국혁신당도 민주당 중심의 정권교체에 동참하려고 오픈프라이머리를 제안한 것”이라며 “민주당도 동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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