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유상증자 3.6조→2.3조 축소…경영권 승계 논란 불식 조치

한화에어로 유상증자 3.6조→2.3조 축소…경영권 승계 논란 불식 조치

기사승인 2025-04-08 10:02:32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달 예고한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하고, 축소된 자금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추진한다. 유상증자 자금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에 발표한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정정 공시했다. 자금 조달 목적별로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이 2조4000억원에서 1조6억원으로, 시설자금이 1조2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신주 발행 가격은 기존 60만5000원에서 53만9000원으로 15% 할인됐으며, 청약예정일은 오는 6월4일에서 6월5일로 하루 미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1조3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이 확정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조3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회사 측은 한화에너지 대주주가 희생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소액주주는 이득을 보게 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는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에 한화오션 주식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을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되돌리는 셈이기도 하다. 한화오션 매각 대금 1조3000억원이 한화에너지 대주주의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한화에너지가 이사들과 논의 끝에 이러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는 “1조3000억원의 조달 목적은 승계와 무관한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확보였고, 실제 자금 일부가 차입금 상환과 투자에 쓰였다”며 “불필요한 승계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도 1조3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필요성에 대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부작용을 감소시키면서 필요한 자금 3조5000억원을 모두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달 유상증자 계획 발표 당시 글로벌 안보 지형 변화와 방산 경쟁 격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에 필요한 자금이라고 밝힌 만큼, 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줄이지 않으면서 경영권 승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한 조치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현지 생산기지 확보 및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을 통해 ‘초일류 육해공 종합방산업체’의 입지를 다지는 데 사업 초점을 맞춰왔다”며 “또, 에너지 전환 시대를 선도해 나가는 ‘글로벌 톱티어 조선-해양-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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