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가 게임업계에 불러올 딜레마

‘트럼프 관세’가 게임업계에 불러올 딜레마

中 퍼블리셔도 트럼프 관세 정책 영향권
데이터센터 운영료 오르며 수수료 전가될 수도
美-中 간 선택 딜레마…디커플링 쉽지 않아

기사승인 2025-04-15 06:00: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국내 게임업계가 딜레마에 놓였다. ‘보장된 시장’ 중국과 ‘기회의 땅’ 미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이 게임업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에 최대 14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반도체 등 전자제품 상호관세 여부는 불명확하지만, 대(對) 중국 기조가 거세짐에 따라 관세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기업들이 관세 정책의 영향권에 들어서게 되며 게임을 서비스하는 곳들도 영향 받을 수 있다. 텐센트 등 게임 퍼블리셔들은 중국 서비스를 위한 판호 신청 뿐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 서버 운영과 데이터센터 관리 등 기술적인 지원도 하고 있다.

미국 관세 정책은 중국 퍼블리셔 데이터센터 보수‧운영‧교체 비용을 끌어올릴 수 있고, 이 부담이 국내 게임사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산 전자제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방화벽, 서버, 네트워크 라우터 등 클라우드 관련 하드웨어의 비용이 급증한다고 분석했다.

넥슨이 지난해 12월 ‘퍼스트 버서커: 카잔(카잔)’의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텐센트 게임즈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카잔 중국 퍼블리싱 이미지. 넥슨 제공

문제는 국내 게임사가 중국 퍼블리셔와 ‘헤어질 결심’을 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게임 서비스에 중국 퍼블리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에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판호를 획득해야 한다. 외국 기업은 판호를 직접 신청할 수 없다. 판호 신청을 위한 특정 허가증은 중국 내 기업만 발급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게임 출시를 위해 대부분 텐센트 게임즈와 손을 잡는다. 엔씨소프트는 텐센트 게임즈와 협력해 지난 3일 ‘블레이드&소울2’ 중국 서비스를 선보였다. 넥슨 역시 ‘퍼스트 버서커: 카잔(카잔)’을 중국에 선보이기 위해 텐센트 게임즈와 함께 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다”며 “외국 기업들이 현지 퍼블리셔와 협력해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게임 출시를 위한 판호 획득이 필수적이고, 현지화, 마케팅, 운영 등에서도 현지 파트너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비중이 커지고 있기는 하나, 중국 시장은 놓칠 수 없는 ‘큰손’인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중국이 국내 주요 수출 시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이 25.5%로 1위며, 동남아가 19.2%, 북미는 14.8%를 기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퍼블리셔 입장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중요한 고객이라 당장 요금을 인상해 고객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관세 부분에서 미국으로부터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퍼블리셔의 경우,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컴퓨팅 디바이스를 들여올 때, 직간접적으로 관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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