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민 통합을 차기 대통령이 이행할 의무라고 정의했다.
이 후보는 28일 오전 국회 청사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해 “대통령이든, 계모임 계주든, 동창회 회장이든, 그 공동체가 깨지지 않게 서로 화합하고 하나의 공동체로 존중하고 의지하면서 제대로 공존하고 지속하게 하는 게 가장 큰 의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을 평화롭게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공동체가 깨지지 않게 유지하는 게 가장 큰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우리가 자주 통합을 말하지만 우리가 경쟁을 할 땐 서로 상대를 두고 있다”며 “'나'의 다름을, 우리의 다름을, 상대보다는 나음을 증명하기 위해 경쟁하지만 경쟁이 끝나고 대표선수가 선발되면, 그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국민을 하나의 길로 이끄는 것, 국민의 에너지 역량을 결집하게 하는 게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거듭했다.
이 후보는 최고회의에 참석하기 전 국립현충원에 들러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이를 두고 국민 통합을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날(27일) 수락연설에서도 이 후보는 “더 낮은 자세로 정치 사명이자 대통령 제1과제인 국민통합 책임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가 갈 길은 명확하다. 세상이 너무 힘들다. 우리 국민도 지쳤다. 갈갈이 찢어지지 않도록 통합해 나가야 한다”며 “민주당 후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온 국민의 후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다만 묘역 참배가 새로운 갈등 도화선이 되지 않길 바란다”며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들과 시민사회 안에서 일상적으로 하면 된다. 그걸 민생을 챙겨야할 정치 영역까지 끌어들여 역사 속에 묻힌 문제를 두고 현실 문제까지 영향을 미쳐서 갈등 소지가 되면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정치는 최소한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다른 점을 찾아내서 공생도 해야 하지만 같은 점, 함께 지향할 공통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며 “경쟁은 하되 공동체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공동체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합리적 경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회의장에 입장하면서 최고위원을 비롯한 동료의원들과 악수했다. 박찬대 당 대표 권한대행 원내대표가 준 파란색 점퍼를 입고 회의에 참석했다. 이 후보는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경선을 치르느라 한동안 당 대표 회의실을 비웠다. 그는 “오랜만에 당대표실에 와서 낯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