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운명의 주말…국힘 대선 후보로 버틸 수 있을까

김문수, 운명의 주말…국힘 대선 후보로 버틸 수 있을까

단일화 논의 계속 제자리…전국위‧전대 가처분 기각에 ‘물음표’
김문수 캠프 관계자 “여조 공표 금지…전대 열 방법 없어”
익명 중진 의원 “지도부 사퇴해야…김문수에 정통성 있어”

기사승인 2025-05-09 18:46:38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윤상호 기자

국민의힘이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며 연일 김문수 대선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차주 단일화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11~12일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가 김 후보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김 후보에게 단일화를 요구하며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전과 다르게 예우를 갖췄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전날 ‘알량한 후보’라고 비아냥거렸을 때와 다른 모습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 당원과 국민의 기대, 단일화에 대한 강한 열망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김 후보에게 격한 발언을 내놨다”며 “이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는 “지난 3일 전당대회가 끝나고 선거 사무소를 찾아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 사무총장에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말씀드렸다”며 “그럼에도 7일까지 연휴가 끝나는 바로 다음날 12시까지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발언과 선 단일화-후 선대위 말을 한 것에 놀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무소속 후보가 입당도 하지 않고 우리 당 후보가 되는 경우를 상정했다. 무소속 후보가 기호 2번을 달고 우리 당 자금과 인력으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물리적으로 꼭 7일까지 단일화가 돼야 한다는 논리였다”며 “당 지도부는 지금까지도 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대선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김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솔직히 대단히 실망스럽다. 의원들이 기대한 내용과 동떨어졌다”며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0일과 11일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연달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당협위원장이 관련 내용에 대해 법원에 개최 중단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가처분이 기각되면서 김 후보 교체설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김 후보 측에선 이를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여론조사 공표가 불가능하다고 나왔기 때문에 (후보 교체를 위해) 열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가처분에 앞서 중앙선거대책관리위원회에서 단일화 여론조사 지지율을 공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당 안팎에선 김 후보에 대한 비판과 옹호가 함께 나오는 상황이다. 경선 때 김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김대식‧김미애‧김선교‧박수영‧서천호‧엄태영‧조승환 7명의 의원은 9일 성명서를 발표해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단일화를 저버리는 모습에 실망을 넘어 절망에 이르렀다”며 “한덕수 후보에게 ‘왜 진작에 입당하지 않았느냐’, ‘정치를 몰라서 하는 소리다’라는 말은 그동안 알아 왔던 김 후보와는 다른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단일화 자체가 잘못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에 “전당대회를 왜 했는지 묻고 싶다. 참여한 사람들도 열과 성을 다했는데 손해배상이라도 하라”며 “당원들도 무시했다. 이상한 설계를 해서 당을 분열시키고 자중지란을 일으킨 지도부는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후보가 지금 정통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한 후보는 염치 없는 사람이 아닌데 왜 경선에 참여도 안 하고 직위를 받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8시에 의원총회를 열어 단일화에 대해 논의한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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