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본인의 TV토론 발언 관련 논란에 대해 “제가 한 질문 가운데 어디에 혐오가 있냐”며 “해당 표현은 제가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후보의 장남 이동호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의 일부”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오후 2시까지 사실관계를 반대로 뒤집어 방송과 인터넷 등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게시한 이들은 자진 삭제하고 공개 사과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강력한 민・형사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7일 열린 TV토론에서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들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성적 욕설을 언급하며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에게 “민노당 기준으로 이런 발언이 여성 혐오에 해당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권 후보는 “질문의 취지를 모르겠다. 답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미 법조계 자료와 언론보도를 통해 사실관계는 확인됐다. 수위를 넘는 음담패설을 이동호씨가 한 내용이 확인됐다”면서 “이동호씨는 지난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동호씨의 게시글 중 하나를 비교적 가치중립적 단어로 바꿔 인용했지만, 워낙 심한 음담패설에 해당하는 표현들이라 정제하고 순화해도 한계가 있다”며 “그마저도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질문이 단순 자극이 아닌 단계적 검증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인권을 이야기하는 후보가 이 같은 표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마땅히 확인해야 했고, 이재명 후보는 가족의 일탈에 어떤 책임 의식을 갖고 있는지 또 확인해야 했다”며 “그러나 두 후보는 대답을 회피했고, 책임을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장남이 여러 차례 불법 도박을 했다는 사실에 “이재명 후보가 이를 모르고 있었다면 무관심이거나 무능”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이를 ‘신변잡기’라며 덮으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자의 가족에 대한 검증은 사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 책임의 연장선”이라며 “저에 대한 검증 역시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표현을 순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순화해도 한계가 있지 않느냐’고 물은 질문에 이 후보는 “문제가 되는 단어를 무엇이라 순화해야 하나. 의미 있는 변형인가에 대해 다소 궁금하다”며 “(불편함을 느끼는) 역치는 개개인이 다르기 때문에 넘어선 발언이라면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해당 발언이 창작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는 물음에는 “이동호씨의 발언이 여성에게도 적용될 수 있고 남성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워낙 이색적인 용어다. 제가 물어본 것은 그중 하나를 고른 가정적 상황”이라며 “여성 기준과 남성 기준이 달라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후보가 방송 때 했던 그 발언은 이 후보의 창작물”이라며 “그 발언은 명백하게 본인 창작물이거나 커뮤니티에서 떠돌아다니는 얘기들이다. 생방송 토론서 보여준 이준석 후보의 말도 안 되는 발언은 그 자체로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공식 석상에서 말한 것 자체가 또 다른 성폭력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국민이 알지 못하는 상황이 있는 것이 오히려 더욱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발언 수위가 높고 성적 수위 높으면 공적 영역에서 비판하는 데 굉장한 곤란함 가지게 된다는 것은 저희가 짚어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