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지난해 전국체전 결승전에서 서로 맞붙었는데 관전 오신 부모님이 누구를 응원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코트에서 마주치면 긴장감도 있고 어색하기도 해요.”(윤경신)
“경기에 들어가면 형 동생 사이도 없어요. 팀이 중요하니까요. 끝나면 수고했다고 서로 찾아가 얘기합니다. 형은 정말 잘하는 선수고 닮고 싶은 선수죠.”(윤경민)
윤경신(36·두산)과 윤경민(30·충남도청)은 친형제지만 서로 라이벌이다. 8일 개막한 핸드볼큰잔치에 대한핸드볼협회가 배포한 안내책자 선수 소개란에 윤경민은 라이벌로 윤경신을 적어놨다.
193㎝인 윤경민은 2000시드니, 2004아테네, 2008베이징 대회까지 3연속 올림픽 대표로 출전했던 선수다. 국내 핸드볼 선수들의 꿈인 독일과 이탈리아 등 해외무대도 거쳤다. 하지만 그에게 형 윤경신은 거대한 산이다.
1995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독일리그에 진출한 윤경신은 203㎝의 거구에서 뿜어내는 위력적인 플레이로 7차례 득점왕을 석권하고 2001년엔 국제핸드볼연맹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올랐다.
윤경신은 13년 만에 출전한 핸드볼큰잔치 첫 경기에서 인천 도시개발공사를 상대로 6골을 뽑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윤경신이 해외 생활을 접고 국내 무대로 돌아온 뒤 형제는 2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국가대표에서 한팀에 속해 경기를 함께 한 적은 많았지만 서로를 막아야하는 입장이 돼보기는 처음이었다. 경기가 끝나면 비디오 분석을 하며 서로의 허점을 찾기에 바쁘다.
윤경민은 “형과 비교되는 것이 너무나도 싫다”면서 “형이 나보다 키도 크고 왼손잡이인데다 너무 잘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형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생의 목소리는 존경심과 두려움, 원망과 감사, 우애와 시샘이 한꺼번에 묻어난다.
경기에서 맞붙으면 한치의 양보도 없는 두 사람이지만 형제간의 우애는 지극하다. 형제는 서울 태릉에서 부모님과 함께 대식구를 이루며 함께 밥상을 대하며 살고 있다. 온 가족이 교회에 함께 나가면서 신앙안에서 가족애를 더욱 두텁게 키우고 있다.
둘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양보할 마음이 전혀 없어 보인다. 핸드볼이 좀더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똑같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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