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라이프가 인기 연금보험 상품의 판매 중단 시기를 앞당기면서 보험 판매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KB라이프는 16일 ‘KB 트리플 레벨업 연금보험(무배당)’ 상품의 청약을 오전 10시 중단했다. 앞서 KB라이프는 지난 14일 해당 상품을 16일 오후 6시까지 청약 가능한 것으로 공지했다.
예상치 못한 중단으로 일부 보험설계사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보험설계사는 “오후 6시까지인 줄 알았는데 오전 10시까지 청약한 건만 받아준다고 해 당황했다”면서 “전산이 막혀서 진행이 아예 되지 않아 고객에게 다른 상품을 다시 추천해야 했다”고 말했다.
중단 직전인 15일 오후부터 전산 오류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보험설계사는 “어제 오후 4시부터 전산이 안 돼 청약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설계사도 “오전 10시가 되기 전 청약을 하려 했으나 전산이 막혔다”고 전했다.
KB라이프는 예상한 것보다 물량이 신속하게 소진돼 판매 중단 시점을 앞당겼다는 입장이다. KB라이프 관계자는 “기존에 계획했던 물량이 빠르게 달성돼 조기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며 “오늘 오후 6시로 결정한 후에도 판매 잔여 물량이 예상보다 조기 마감돼 먼저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준비한 물량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해당 상품은 20년간 보험료를 납부할 경우 최대 131.9%에 달하는 높은 환급률로 인기를 끌었다. 금리 변동이 있더라도 환급률과 연금개시 적립금을 3번에 걸쳐 최저보증하는 구조다. 보험금 납부 7년차, 10년차, 연금 개시 시점을 각각 최저보증한다.
환급률이 높은 연금보험이 단기납 종신보험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지난 2월 말 무·저해지 환급형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해 환급률을 합리화하라고 지시하면서, 종신보험의 환급률은 대부분 10년 납부 기준 130%대에서 125% 이하로 낮아졌다.
문제는 오래 유지해야 하고 보험료가 비싼 연금상품 특성상 중도 해지율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와 관계없이 최소 10년 이상 보험금을 납입해야 환급률이 높아지는 상품이 대부분이고, 중도 해지할 경우에는 납입 보험료에 미치지 못하는 돈을 돌려받게 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KB라이프 뿐 아니라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연금보험으로 단종된 단기납 종신 상품 구조를 구현하려 한다”며 “유지율을 높이는 것은 또다른 과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