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독보적 기술 앞에서는 “위기도 기회”

SK에너지, 독보적 기술 앞에서는 “위기도 기회”

기사승인 2009-02-15 17: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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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석유화학산업이 위기라고 하지만 SK에너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간다. SK에너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CO(Advanced Catalytic Olefin·차세대 올레핀 제조 공정) 공정은 나프타 분해 분야의 독보적 기술이다. 기술력으로 위기의 파고를 헤쳐 나가고 있는 것이다.

◇석유화학의 쌀 나프타=나프타는 석유화학산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료로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린다.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나프타는 분해돼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의 플라스틱 원료로 거듭난다. 이 플라스틱 원료는 ‘올레핀’이라고도 불리며 가공을 거쳐 식품용기, 병뚜껑 등 플라스틱 제품이나 합성고무로 변신해 실생활에 필요한 물품이 된다. 석유화학산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료인 만큼 나프타 분해공정은 석유화학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로 꼽힌다.

나프타 분해는 1920년대 개발돼 상용화된 열분해 방식이 유일한 기술처럼 사용돼왔다. 실제로 전 세계 100만t 규모의 공장 3000여개가 모두 열분해 방식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절대적 방식이다. 열분해 방식은 용광로 같은 대형 로에 나프타를 넣어 850도 이상 고온으로 가열해 나프타의 화학결합을 분해하면서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제품을 생산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량은 전체 석유화학산업 소비량의 40%에 달할 정도다.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공정인 셈이다.

◇열분해 방식 90년의 틀을 깨다=SK에너지가 개발한 ACO 기술은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열분해 방식과 달리 촉매를 통해 나프타를 분해하는 것이다. ‘SK ACO 촉매’로 이름지어진 이 촉매의 구성은 제올라이트(광물질의 일종)계로 나프타와 접촉해 나프타 화학결합을 분해하게 된다. 촉매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열분해 방식보다 낮은 650∼700℃ 정도에서도 분해 반응이 일어난다. 이에 따라 나프타 분해 단계에서만 연료 소모가 20% 가까이 감소하게 된다. 분해 후 분류 단계까지 포함할 경우엔 5.5%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 가까이 줄어든다.

특히 ACO 기술을 사용하면 에틸렌과 프로필렌 생산율이 높아지고 두 제품의 생산비율까지 조절할 수 있다. 기존 열분해 방식은 52∼53% 정도의 수율(투입된 나프타 양 대비 에틸렌과 프로필렌의 양)로 생산됐지만 ACO 기술을 적용하면 60% 이상의 높은 수율로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에틸렌과 프로필렌 생산비율이 1대 0.5로 정해지는 기존 방식과 달리 ACO 기술은 1대 0.8에서 1대 1.2의 범위 사이에서 조절이 가능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에틸렌보다 프로필렌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조절 능력은 시장 상황에 맞는 효율적 생산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아울러 수익도 늘게 된다. 프로필렌은 자동차 부품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1990년 이후 연 평균 6% 정도씩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 하나당 2000만달러 로열티=SK에너지는 2002년부터 한국화학연구원과 촉매기술 개발을 시작해 2007년 ACO 기술을 완성했다. 이후 세계적인 석유화학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체인 미국의 KBR(Kellogg Brown&Root)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ACO 기술을 적용한 공장 설계를 마쳤다. 현재 기술 상용화의 전단계로 울산에 데모공장(본 공장 건설 전 기술·공정이 적정한지 알아보기 위해 짓는 공장)을 짓고 있다. 2010년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데모공장을 통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보완, 완벽한 기술을 다듬는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을 거쳐 상용화 단계가 되면 내부 생산시설로 사용해 품질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기술 수출에 따른 막대한 로열티 수익도 덤으로 얻게 된다. SK에너지는 공장을 하나 건설할 때마다 2000만달러(한화 약 280억원) 상당의 로열티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SK에너지 박상훈 P&T 사장은 “세계 메이저 기업들도 성공하지 못한 기술을 SK에너지에서 자체 개발했다는 점에서 고무적 성과”라며 “SK에너지가 아·태 지역의 명실상부한 에너지·화학 대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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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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