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가수 김성재가 세상을 떠난지 14년만에 의류 모델로 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광고 담당자가 고인의 팬임을 자청한 것이 주효했다.
당초 김성재의 어머니 육영애(63)씨는 죽은 아들을 상업으로 이용한다는 지적이 일까 수차례 고심을 했다. 그러나 아들의 억울한 죽음이 재조명되기 바라는 마음이 더욱 강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광고 출연을 허락했다.
육씨는 2003년부터 직접 관리 운영하는 아들의 홈페이지(www.sj-sw.co.kr)에서 이번 광고에 출연을 결심 하게 된 배경에 상세히 남겼다.
‘쉼골’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육씨는 13일 “이태리 브랜드 쪽에서 한국의 ‘제임스 딘’ 의 이미지의 연예인을 원한다면서 담당자들이 고심 끝에 ‘김성재’를 조심스럽게 거론하면서 고민하다가 나에게 메일을 보내왔다”며 “‘아픈 상처를 건드리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으로 시작된 메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욱(김성재 동생)이랑 13년을 살아오면서 당해 온 온갖 속임과 좌절 속에서 깨달은 게 딱 한가지였는데 그건 사람들 얘기에 귀 기울이지 말자(였다)”며 “그러나 김성재를 속속들이 아는 사람들이 일을 할 때 도움을 청하면 해줘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많은 고민 끝에 (광고를)허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성재를 사랑해 주는 모든 분들의 노고에 우리(팬)가 함께 힘을 실어드리면 좋을 것 같다”며 “돈을 많이 벌면 우리 추모비도 깨끗하고 아담하게 단장해요”라고 소망을 내비쳤다.
육씨는 “ (이)현도랑 통화한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지만 (듀스의 노래)‘말하자면’을 (이번 광고에)사용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적었다.
광고를 진행한 이태리 의류 브랜드 리플레이측은 “팬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그를 보고싶다’ 는 단순한 생각으로 섭외를 시작했지만 유가족들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을지 여전히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유족들이 어렵게 마음을 먹은 만큼 비난보단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리플레이는 김성재의 생전 모습을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통해 대역 모델에 합성하는 방식으로 제작한 온라인 동영상과 화보 등을 20일부터 공개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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