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주 ‘맥스무비 영화상’ 무례한 진행에 ‘눈살’

한성주 ‘맥스무비 영화상’ 무례한 진행에 ‘눈살’

기사승인 2009-02-19 16:28:01

[쿠키 영화] ‘제6회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 진행자로 나선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한성주가 무례한 요구와 함께 미흡한 진행력으로 관객의 빈축을 샀다.

한성주는 18일 오후 7시 서울 용산 CGV에서 판도라 TV, 싸이월드 TV ON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제6회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에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범수와 함께 진행자로 나섰다.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 등장한 한성주는 관객의 호응에 뒷모습까지 보여주는 여유를 발휘하는 등 순조롭게 시상식을 진행하는 듯보였다.

하지만 진행 초반부터 ‘최고의 남자배우상’에 선정된 배우 차태현을 지목하며 “이따가 안 을 예정이니 각오 하세요”라고 말했다. 농담성 발언으로 그치는가 싶더니 역으로 남자 진행자 김범수에게 요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최고의 신인상’을 수상한 박보영이 무대에 오르자 한성주가 김범수에게 “안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며 상황을 몰아갔다. 결국 김범수는 박보영의 어깨에 살포시 손을 얹어야 했다.

한성주가 진행 도중 차태현을 향한 포옹 발언을 지속적으로 하자 객석 중간 중간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시상식이 시작된 지 3시간 만에 차태현이 ‘최고의 남자배우상’을 수상했다. 남편의 첫 수상을 축하해주기 위해 아내 최석은씨와 생후 3개월이 된 아들 수찬 군 등 차태현의 가족이 시상식 현장에 참석했다.

한성주는 차태현의 수상 소감을 들은 뒤 “많은 분들이 하는 관례이기 때문에 한 번 해야 한다”며 결국 포옹을 했다. 이내 객석은 술렁거렸고 관객들은 “가족이 지켜보는데 꼭 필요한 행동이었냐”는 볼멘소리와 함께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당황한 차태현은 한성주를 바라보며 “TV에서 이런 모습 많이 봤다”며 “이휘재에게 그러지 않느냐”며 재치 멘트로 응수했다. 그러자 한성주는 “이휘재가 아닌 하정우다”라고 반박하는 등 수상자 위주가 아닌 자신의 입장으로 몰아가며 농담식 발언을 일삼았다.


한성주는 미흡한 진행으로 곤란한 상황이 연출하기도 했다. 남자 진행자 김범수가 수상자에게 요구한 부탁을 도중에 잘라버려 흐름을 끊기도 했다.

또 진행자로서 가장 조심해야 할 호명 부분도 부주의했다. 한성주는 ‘최고의 감독상’을 수상한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을 축하해주기 위해 참석한 배우 김윤석에게 ‘김윤식’이라고 부르는 실수를 범했다. 한성주가 두 번이나 연달아 실례를 범하자 김범수가 중간에서 이름을 정정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네티즌 투표 현황 숫자를 제대로 읽지 못해 김범수가 대신 불러주기도 했다.

한성주의 이같은 행동들은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시상식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관객들이 이맛살을 찌푸렸다면 그의 진행 방식에 문제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 이날 한성주의 언행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캐릭터와 비슷했다. 한성주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솔직’ ‘당돌’한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MBC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세바퀴’에서 진행자 이휘재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캐릭터로 연일 화제 몰이 중이다. 하지만 이날 한성주는 예능인이 아닌 진행자의 신분으로 참석했기에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했어야 했다는 게 이날 참석자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시상식 현장에서 만나 본 한 관객도 한성주의 진행에 비판을 가했다.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박모씨(29)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캐릭터를 시상식까지 가져온 진행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진행자로서 실수를 연발해 보는 내내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6회를 맞은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은 네티즌이 직접 투표하고 시상하는 이색적인 영화 축제로 회를 거듭할수록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수상 배우들은 관객이 직접 뽑아준 상이기에 어느 영화제 상보다도 더 감격스러워한다. 2004년 1회에서는 10만 명의 네티즌이 참석했는데 18일 열린 6회 시상식에서는 52만 명이 투표하는 등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성주의 미흡한 진행이 ‘제6회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의 오점으로 거론돼 아쉬움이 남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제6회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 수상자 명단

▲최고의 작품상 : ‘추격자’

▲최고의 감독상 : ‘추격자’ 나홍진

▲최고의 남자배우상 : ‘과속스캔들’ 차태현

▲최고의 여자배우상 : ‘고고70’의 신민아

▲최고의 남자조연배우상 : ‘다크 나이트’ 故 히스레저

▲최고의 여자조연배우상 : ‘무방비도시’ 김해숙

▲최고의 포스터상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최고의 예고편상 :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최고의 신인상 : ‘과속스캔들’ 박보영

▲최고의 독립영화상 : ‘우린 액션 배우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