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불황 속 관중증가…“이유가 궁금하다”

[프로농구] 불황 속 관중증가…“이유가 궁금하다”

기사승인 2009-02-25 17:26:08

[쿠키 스포츠] 최악의 경제 한파에도 프로농구 관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프로농구 KBL에 따르면 2008∼2009 정규리그의 관중은 25일 현재 경기당 4060명으로 지난 시즌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이번 시즌 정규리그 관중수는 110만3369명(올스타전 포함)으로 지난 시즌에 세웠던 역대 최다 기록(107만216명)을 경신하게 된다.

◇순위 싸움 재밌네= KBL은 시즌 초반부터 치열하게 전개된 10개 구단의 순위 싸움이 이번 시즌 흥행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시즌 9위에 머물렀던 울산 모비스가 조직력의 농구를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디펜딩 챔피언 원주 동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울 삼성, 안양 KT&G는 빠른 공수 전환을 바탕으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흥분시켰다. 불화를 겪었던 전주 KCC가 연승 연패를 되풀이하며 ‘롤러 코스터’ 행보를 보인 것도 KCC 팬들을 가슴 졸이게 하며 흥행에 일조했다. 인천 전자랜드, 창원 LG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기를 보이며 6강 진출 희망을 살려가고 있어 팬들의 관심을 붙잡아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 탓에 벤치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던 대구 오리온스 김승현도 두 배 가까이 출전 경기 수를 늘리며 관중몰이에 기여했다.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리던 서울 SK는 방성윤의 국내 복귀를 성사시켜 최고 흥행 구단의 명성을 이어갔다.

특히 팀별로 남은 경기가 10게임 안팎일 정도로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3위부터 5팀이 2경기 차 이내에서 접전을 벌일 만큼 치열한 순위 싸움이 계속되고 있어 농구팬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반갑다 새 얼굴=하승진(KCC)을 필두로 김민수(SK), 윤호영(동부), 차재영(삼성), 강병현(KCC), 기승호(LG), 천대현(모비스) 등 대어급 신인들이 어느 해보다 활약을 펼치는 점도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은 요소로 꼽힌다.

역대 최장신 선수인 하승진(2m21)은 경기장을 울리는 괴성과 탄식으로 자찬과 자책을 일삼아 관중석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있다. 윤호영과 강병현은 준수한 외모와 실력을 겸비해 여성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김민수·차재영은 탄력 넘치는 움직임으로 고비마다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기승호·천대현은 주전자리를 위협하는 식스맨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함지훈(모비스), 김태술(SK), 이동준(오리온스), 양희종(KT&G), 이광재(동부) 등 2년차 선수들의 활약도 농구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동안 ‘언제적 선수들이 아직도 뛰고 있느냐’는 질타를 받아왔던 프로농구에 새 물결이 몰려드는 것이다.

◇가깝고 만만해= 불황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고 있지만 스포츠팬들에겐 오히려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도 눈에 띈다. KBL 관계자는 “불황의 여파로 해외여행이나 스키장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활동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실내 스포츠로 레저 인구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기장이 대부분 도심 인근에 자리 잡고 있어 대중교통 이용 등 접근성이 좋고, 관람료는 8000원(일반석 기준) 안팎이지만 각종 할인 혜택을 받으면 한 끼 식사비 정도로 해결되는 것도 팬들에겐 매력적인 부분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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