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KT그룹 합병 조건없이 승인

공정위 KT그룹 합병 조건없이 승인

기사승인 2009-02-25 21:35:03


[쿠키 경제] 공정거래위원회가 25일 KT와 KTF의 합병을 조건없이 승인했다. 아직 방송통신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지만 공정위 판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유·무선을 아우르는 통신공룡이 탄생, 국내 시장은 KT그룹과 SK 통신계열사(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의 양자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당초 조건부 승인 예측이 우세했으나 공정위는 "두 회사가 합병해도 통신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 조건을 달지 않았다. 합병의 최대 쟁점이었던 KT 필수설비(광케이블, 통신용 전봇대) 독과점 논란에 대해서도 "합병과 관련 없다"고 결론 내렸다.

또 공정위는 KTF가 KT의 자금력에 힘입어 마케팅을 하더라도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국내 시장의 독과점 문제보다는 기업 대형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둔 결정이다.

방통위는 공정위 의견을 참고해 다음달까지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방통위는 필수설비의 중립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공정위와 달리 조건부로 승인할 가능성도 있다.LG텔레콤과 케이블TV 업계 등 KT 경쟁사들은 일제히 공정위 결정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방통위가 적절한 인가조건을 부여할 것을 촉구했다.

KT그룹의 합병으로 통신시장은 일대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KT와 KTF의 지난해 매출액을 합하면 20조1311억원에 달한다. 양사간 내부거래액 1조원을 빼도 19조원이다. SK 통신계열사 합산 매출(13조536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은 물론, 업계 3위인 LG 통신계열 3사(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매출(7조7191억원)의 3배에 육박한다. 통신용 주파수도 이동통신 대역과 와이브로 대역을 포함해 전체의 44%가 KT그룹에 집중된다.

경쟁사들은 KT의 유선시장 지배력이 무선시장까지 잠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합병하면 막대한 자금을 무선 쪽으로 몰아주는 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유선전화와 이동전화, IPTV 등을 묶어 파는 결합상품 경쟁력도 강화된다.

KT는 합병의 나머지 걸림돌을 제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석채 KT 사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 합병 후 당기순이익의 50% 주주 환원, 5년간 인적비용 5000억원 절감을 골자로 한 주가 부양책을 발표했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와 주가하락으로 주주들의 매수청구 요구가 KT와 KTF가 정한 매입 상한선(각각 1조원, 7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수습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KT와 KTF 주가는 전날보다 각각 2000원(5.59%), 1700원(6.46%) 올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정동권 기자
mogul@kmib.co.kr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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