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막장에는 폭력도, 불륜도 없다”

[비즈카페] “막장에는 폭력도, 불륜도 없다”

기사승인 2009-03-03 18:16:02

[쿠키 경제] “막장은 폭력이 난무하는 곳도 아니고 불륜이 있는 곳도 아니다.”

막장 드라마, 막장 국회, 막장 범죄…. 최근 언론에 부정적 의미로 자주 오르내리는 ‘막장’에 대해 대한석탄공사 조관일 사장이 발끈하고 나섰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막장의 의미를 “갱도의 막다른 곳”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갈 데까지 간 참을 수 없는 상황” 같은 부정적 의미로 자주 사용된다.

조 사장은 3일 언론에 배포한 ‘막장은 희망입니다’라는 글에서 “최근 막장이라는 단어가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며 “석탄공사 사장으로서 이에 항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2000여명의 우리 사원들은 지하 수백미터 막장에서 땀 흘려 일하고 있다”며 “본인들은 물론 그들의 어린 자녀를 포함한 가족들의 입장에서 막장 운운하는 소리를 들을 때 얼마나 가슴이 아픈 지 생각해 보셨습니까”라고 일침을 놓았다.

조 사장은 “실제 막장은 30도를 오르내리는 고온을 잊은 채 우리나라 유일의 부존 에너지 자원을 캐내는 숭고한 산업 현장”이라며 “계속 전진해야 하는 희망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막장’이라는 단어의 ‘막’은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에게 사용되는 용어라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그렇잖아도 힘들고 어려운 때입니다. 말 한마디, 용어 하나라도 남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며 끝을 맺었다. 함부로 막장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다.

지난 1월 강원도 태백시 장성광업소에서 막장 시무식을 하는 등 현장의 의미를 남달리 강조해왔던 조 사장이였기에 그의 항변이 이유있게 들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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