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갓스물을 넘긴 ‘꽃띠 3인방’의 활약이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팀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투타에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재목으로 우뚝 선 21세 동갑내기 김광현(SK), 김현수(두산)와 최정(22·SK)이 바로 그들. 최정과 김현수는 3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평가전에서 나란히 2안타씩을 만들어내 빈곤한 타격으로 이맛살을 찌푸렸던 김인식 감독에겐 적지않은 위안이 됐다.
기대를 모았던 27세 동갑내기 가운데 김태균(한화), 이대호(롯데)가 아직 이름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이들의 선전은 더욱 절실하다.
김태균은 2일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대결에서 2점짜리 홈런포를 가동해 체면치레에는 성공했지만, 이대호는 2차례의 평가전에서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따라서 이들 막내 타자들의 활약은 대표팀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현수는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고 안타를 만들어내는 타격이 일품이다. 동계훈련 동안 장타력에도 비중을 두고 컨디션을 끌어올려 정교함에 파워까지 겸비했다는 평이다.
탁월한 선구안과 중심이 무너진 상태에서도 방망이에 공을 맞추는 능력은 그를 수위타자로 만든 비결이다. 3번에 기용될 경우 발빠른 1, 2번이 만든 찬스를 중심타선으로 넘겨주는 역할을 맡게 되고, 6번에 기용된다면 중심 타선이 ‘흘린’ 주자들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막중한 책임을 져야한다.
최정은 당당히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차며 타격에서도 흡족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1루로 자리를 옮긴 이대호와 대회 불참을 선언한 김동주의 빈자리를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공수 양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할 정도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지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년 장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장타력도 겸비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 킬러’의 명성을 각인시킨 김광현은 세이부전에 선발 등판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150㎞에 육박하는 빠른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는 그는 ‘사무라이 재팬’을 상대로 다시 한번 진가를 보여줄 계획이다.
미끄러운 WBC 공인구에 적응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있긴 하지만 그는 존재만으로도 일본 타자들을 껄끄럽게 만드는 선수다.
한국은 5일 일본-중국의 개막전에 이어 6일 오후 대만과 첫 경기를 갖는다. 대표팀은 4일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황두성(히어로즈)을 선수 명단에서 제외하고 임태훈(두산)으로 대체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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