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한국,대만 9―0 완파… “일본 나와라”

WBC 한국,대만 9―0 완파… “일본 나와라”

기사승인 2009-03-06 21:52:01
[쿠키 스포츠] 일본 나와라.

태극 전사들이 화력 시범을 보이듯 대만을 가볍게 물리치고 일본전 준비에 들어갔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6일 도쿄돔에서 열린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경기에서 대만을 9대 0으로 꺾고 기분좋은 첫 승을 신고했다.

◇만루포가 가른 승부= 이진영(LG)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아갔고 멀리 뻗은 공은 도쿄돔 오른쪽 외야 담장을 훌쩍 넘겼다. 만루홈런. 1회말 2-0으로 앞서가던 한국이 6-0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사실상 승기를 굳히는 순간이었다.

대만 선발투수 리전창은 의외로 좁은 스트라이크존 탓에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상대의 제구력이 흔들리는 것을 한국 타자들은 침착하게 기다려 이종욱(두산)-정근우(SK)-김현수(두산) 3명이 연속으로 걸어나갔다.

4번타자 김태균은 1-2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3루수 옆을 꿰뚫는 적시타를 때려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이승엽의 불참을 우려하는 시선을 깔끔히 불식시키는 한방이었다.

5회말에도 한국은 김현수가 펜스를 직접 맞는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이대호(롯데)의 1-2루간 깊숙한 내야안타에 홈을 파고 들며 추가점을 올렸다. 6회말엔 2사 1루에서 정근우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터뜨려 쐐기를 박았다.

◇최고의 분위기= 한국은 공수에서 모두가 제몫을 깔끔히 해내며 본선 진출에 푸른 신호등을 켰다. 선발투수 류현진(한화)은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절묘한 제구력을 선보이며 대만 타선을 잠재웠다. 류현진은 3이닝 동안 안타 1개, 볼넷 1개로 막아냈다. 류현진은 단 44개만을 던지고 마운드를 넘겨 7일 하루를 쉰 다음 일본전 경기 결과에 따라 8일 경기에 또다시 출격할 수 있게 됐다.

뒤이어 등판한 봉중근(LG)은 류현진이 남기고 간 1루주자를 특유의 빠른 견제로 잡아내며 위기의 싹을 잘랐다. 봉중근은 6회초 1사 1루에서 왕승웨이의 타구를 직접 잡아 병살타로 연결시키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앞서 류현진도 1회초, 3회초 각각 타구를 직접 더블 플레이로 연결시켜 수비진의 사기를 북돋았다. 이승호-임태훈으로 이어진 계투조도 단 1점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고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유격수로 출장한 박기혁(롯데)도 6회초 투수를 스치고 굴절된 안타성 타구를 수비로 걷어올려 갈채를 받았다. 박기혁은 그동안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를 맡았던 박진만의 공백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매끄러운 수비를 과시해 내야를 안정시켰다. 한국 내야 수비진은 병살타 5개를 낚아 올리며 대만의 추격 의지에 쉴 새 없이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 꺾고 본선 직행= 대만을 물리친 한국은 7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중국을 물리치고 올라온 일본을 꺾으면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5일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본선 라운드에 진출한다.

일본은 한국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괴물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를 비롯한 선수단이 대거 한국-대만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전력 탐색에 열을 올렸다. 한국은 '일본 킬러' 김광현(SK)을 선발로 내세워 맞불을 놓는다.

평가전에 나서지 못했던 추신수(클리블랜드)가 연습 부족을 느끼게 하지 못할 정도로 좋은 선구안을 보여주고 있는 점도 한국의 분위기를 타오르게 만들고 있다. 김현수-김태균-이대호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가 모두 안타를 뽑아낸 것도 전망을 밝게한다. 대만과 현격한 기량차를 확인했다는 점은 일본전에서 후회없이 모든 기량을 쏟아부을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전에서 패하더라도 8일 패자부활전에서 다시 대만을 만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정민 기자
jsun@kmib.co.kr
정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