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전자제품 사면 손해… 환율효과로 국내가 제일 싸

외국서 전자제품 사면 손해… 환율효과로 국내가 제일 싸

기사승인 2009-03-08 17:52:02
[쿠키 경제] 달러와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전자제품과 자동차 가격 면에서 한국이 미국, 일본보다 훨씬 저렴한 시장이 됐다. 외국에서 사오는 게 이득이라는 기존 상식이 뒤집힌 것이다.

8일 국내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기준으로 124만∼147만원에 팔리는 LG전자 42인치 풀HD급 LCD TV(42LG50)는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매장 ‘베스트바이’에서 할인가 1000달러, 정가 12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6일 원·달러 환율(1550원/달러)로 환산하면 할인가 155만원, 정가 186만원으로 국내 가격보다 20% 이상 비싸다. 국내에서 최대한 바가지를 써도 미국 최대 할인가보다 싸게 사는 셈이다. 삼성전자 46인치 풀HD급 LCD TV(LN46A550P1F)도 국내 판매 가격은 186만∼209만원 수준인 반면 베스트바이에선 할인가 1300달러(202만원), 정가 1500달러(233만원)다.

다른 가전제품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 17㎏ 트롬세탁기(F3714EC)와 10㎏ 건조기(RN1308BS) 패키지의 국내 출고가는 320만원. 하지만 같은 제품의 미국 출고가는 한국보다 55%나 비싼 3200달러(496만원)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1000원 안팎일 때는 미국시장이 국내보다 쌌지만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일본 소니 제품이 일본 현지보다 한국에서 훨씬 싸게 팔리기도 한다. 극심한 엔고에 따라 업체가 수입가격을 올리는 게 정상이지만 전반적인 수요 위축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소니스타일’에서 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DSLR) ‘알파’ 시리즈의 A350 제품은 한국 판매가격이 85만원이다. 환율을 100엔당 1600원으로 잡았을 때 일본 가격 7만9800엔(128만원)보다 34%나 싸다. 콤팩트 디카 ‘사이버샷’ 시리즈의 DSC-T700도 한국에서 49만원인 반면 일본에선 3만9800엔(64만원)이다.

자동차도 미국에서 한국차를 사오는 게 싸다는 상식은 옛말이 됐다. 국내에서 2498만원 하는 현대 그랜저의 미국 판매가는 지난해 1월 2352만원으로 국내보다 저렴했으나 현재 3620만원으로 치솟았다. 또 수입차의 국내 판매가격이 해외보다 훨씬 싸져 한국에서 외제차를 사 가려는 외국인의 주문이 줄을 잇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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