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장자연 억울함 밝히겠다던 기자회견은 끝났다, 무엇이 남았나

故장자연 억울함 밝히겠다던 기자회견은 끝났다, 무엇이 남았나

기사승인 2009-03-18 18:39:03

[쿠키 연예] “故 장자연 님은 부당함에 싸우려다 죽음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생각합니다. 전 단지 그 부당함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故장자연의 전 매니저이자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인 유장호(29) 씨가 18일 오후 서울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자필 추정 문서 존재를 밝힌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정작 유 대표는 고인이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부당함’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故장자연 문서에서 화두가 된 성 상납 및 술 접대 등을 강요받았다는 내용과 실명이 거론된 유명 인사에 대해 일체 발설하지 않은 것.

단지 자신이 문서 유출에 대한 오해를 받고 있는 점, 고인의 기획사 대표인 김 씨와의 진실 공방 등에 대해서만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고 급히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유 대표는 “지금 이 자리에서 모든 사실을 명명백백 밝히고 싶으나 경찰 조사 중이기에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경찰이 조사를 통해 다 밝혀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문서 언급을 피하는 이유에 대해 간략히 밝혔을 뿐이다.

그는 특히 고인에게 문서 작성을 강요한 뒤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고인에게 문서 작성을 강요한 적이 없습니다. 고인을 더럽힐 만한 행동을 한 적도 없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그녀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신인 연기자의 죽음을 이용할 생각도 없고 그럴 능력은 더더욱 없습니다.”

KBS 등 언론 매체에 대한 문서 유출자로 지목되는 점에 대해서는 “고인이 남긴 문건을 전달하지 않았다”면서 “소유한 문건은 유가족과 고인의 지인이 보는 앞에서 모두 불태웠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고인의 유족이 17일 오후 유 대표를 ‘사자(死者)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유가족이 저를 오해해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 아프다”며 “하지만 오해를 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회견장에 서기까지 외압이 전혀 없었음을 강조했지만 일명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던 데다 소극적 태도로 기자 회견에 임해 의문이 남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18일 새벽 유 대표의 병실을 방문한 방송인 서세원이 “할 말이 많겠지만 가슴에 담아둬라”던 충고(오마이뉴스 18일 보도 인용)를 어느 정도 수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유 대표는 “서세원 씨와는 병실에서 처음 만난 사이”라고 짧게 언급하고 자리를 떠났다.

기자회견은 끝났지만 새로이 밝혀진 것은 없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이권과 입장을 우선시 하는 이전투구의 현실만이 각인됐다.

유 대표는 회견 서두에 ‘故장자연의 억울함을 밝혀주고 싶었을 뿐 그의 죽음을 이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을 뿐, 이후에는 ‘문서 유출 오해를 받고 있어 억울하다’ ‘이 문제로 건강에 신경을 쓰지 못해 힘들다’는 등 자신의 힘겨운 처지와 심경을 토로했다.

마찬가지로 일본에 체류 중인 장자연 소속사 김 대표도 고인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확실한 언급을 피하면서, 법정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려는 유 대표의 자작극이라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도 지칠 줄 모르는 이권 싸움, 언제 멈출 것인가.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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