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한나라당이 경제계 인사 모시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여권은 박희태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4·29 재·보선 콘셉트를 ‘경제살리기’로 정했다. 당연히 그에 걸맞는 경제계 인사를 수소문중이지만 아직 흡족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 영입작업에 관여해온 한 의원은 19일 “원래 경제계 인사들은 선거에 나서기를 꺼려 한다”고 말했다.
울산 북구의 경우, 현대자동차 임원인 P씨, 박대동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거론된다. 박 사장은 울산 출신으로 경남고 서울대를 나와 행정고시(22회)에 합격,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 국장을 지냈다. 한나라당 구미에 들어맞는 인물이었으나, 본인이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P씨는 울산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대학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울산에 오래 근무했다. 현대자동차와 울산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P씨도 출마를 선뜻 결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인천 부평을도 여러 인물들의 이름이 나온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산자부 장관 출신인 이희범 무역협회회장,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 등이 거론되지만, 본인들은 대부분 “잘 모르는 일”이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일단 여러 명을 접촉해보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누구를 전략공천할 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안경률 사무총장도 라디오에 출연해 이 장관 등에 대해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심사 기준때문에 아이디어 차원으로 나온 이야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핵심 당직자는 “부평을의 경우, 정동영 전 장관 등 민주당 움직임을 지켜본 다음에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경제계 인사들이 출마를 꺼리는 것은, ‘출마 이후’가 염려스럽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권 때에는 현직 장관 등이 총선에 출마해 낙선해도 여러 자리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스타일상 낙선자를 챙겨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 관계자는 “부평을이나 울산 북구 모두 쉬운 선거가 아니다”며 “이미 자기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사람들이 정치권에 뛰어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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