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 영향력은 어디까지…이권·선거개입 속속 드러나

노건평 영향력은 어디까지…이권·선거개입 속속 드러나

기사승인 2009-03-20 22:20:01
[쿠키 사회] 검찰의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전방위로 행사한 영향력이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업체 매각 로비를 비롯한 각종 이권 개입은 물론 국회의원 선거에까지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봉하대군’으로 불리던 노씨의 영향력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정욱씨가 돈을 받은 과정만 보아도 여실히 드러난다.

2005년 4월 재보궐선거 때 김해 갑 선거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전략공천된 이씨는 지역 어른에 인사한다며 노씨를 찾았고, 이 때 노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와 일면식도 없던 박 회장은 얼마 후 선거자금 명목으로 현금 2억원과 3억원을 차례로 노씨에게 건넸고, 노씨는 직접 이씨에게 전달했다. 검찰은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박 회장이 다른 정치인에게 돈을 건네는 과정에 노씨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씨가 돈을 건네거나 받은 장소로 주로 이용한 봉하마을 저수지 옆 자재창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씨는 자신의 집에서 500여m 떨어진 이곳에서 2005년 박 회장으로부터 2억원과 3억원을 받았다. 2006년에는 이 창고에서 정화삼씨 동생 광용씨로부터 세종증권의 농협 인수 로비에 대한 사례금 명목으로 각각 현금 2억원과 1억원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20일 “인적이 드물고 지붕이 덮인 주차장이 붙어 있어 이곳에 차를 세워두고 돈을 주면 외부에서 절대 보이지 않아 노씨가 현금을 받는 장소로 이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씨는 지난해 12월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창인 정화삼씨 형제와 함께 세종증권측으로부터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29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정원토건을 운영하면서 법인세 등 3억8000만원을 포탈하고, 회삿돈 15억원을 빼돌려 주식 매수 및 토지 구입에 사용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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