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전별금’ 금품 살포… 사정정국 뇌관되나

박연차 ‘전별금’ 금품 살포… 사정정국 뇌관되나

기사승인 2009-03-26 23:11:01


[쿠키 사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검찰과 경찰, 법원 및 국세청 간부들에게까지 '전별금' 명목으로 금품을 살포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검찰 수사 역시 곧 여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로비 의혹이 검찰 수사를 정치권에서 검경과 법원 등으로 확대시켜 4월 대대적인 사정 정국을 불러오는 뇌관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고위공직자 로비 의혹 4월 폭발 주목

박 회장의 전별금 로비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전현직 국회의원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장, 법원·검찰·경찰 고위 관계자, 국세청 간부까지 다양하다. 박 회장이 사실상 부산·경남 지역의 거의 모든 유력 인사에게 어떤 형태로든 인사치레를 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미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인사들과 관련한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는 등 사실상 수사에 착수했다.검찰 관계자는 26일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다 검토할 것"이라며 "전별금이 어떤 형태로 건네졌는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보겠다"고 말했다.검찰은 대가성 여부와 금액의 규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역에서 근무한 검찰, 경찰은 물론 판사들과도 친하게 지내며 전별금이나 용돈을 주는 것은 물론 인사 청탁도 들어줬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정황 역시 비교적 구체적이다. 부산·경남 일대 경찰 고위 간부에게도 직급에 따라 전별금 형식으로 1만∼30만달러씩을 건넸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미 박 회장의 돈을 받은 경찰 간부로 전직 최고위급 2명, 치안감급 1명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당사자들은 '펄쩍'

하지만 이름이 거론된 당사자는 모두 부인했다. 박 회장과 면식은 있지만 돈 받은 사실은 없다거나 아예 만난 적도 없다는 것이다.

부산 지역을 떠날 때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부장급 검사는 "만난 적도 없고, 돈 받은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다. 고법 부장판사 A씨 역시 "박 회장과는 얼굴만 아는 정도의 사이이며, 돈을 받았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근무한 적 있는 전직 경찰 최고위급 간부는 "악수 한번 해본 적 없다"고 했고, 2006년 부산경찰청장을 지냈던 강희락 경찰청장 역시 "박 회장과는 일면식도 없다"고 말했다.

5000만원이 '5000원'?

박 회장은 큰손답게 돈을 세는 방식도 남달랐다.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5000만원을 '5000원'으로, 1만 달러를 '1만원'으로 부르는 셈법으로 수사팀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예컨대 박 회장으로부터 5억원을 받아 구속된 이정욱 전 열린우리당 후보는 5000원짜리 10장을 받은 셈이다. 검찰 신문조서도 이런 식으로 기재돼 검찰이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를 상대로 보강 설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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