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전 최고위원은 책에서 자신이 공천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한나라당 18대 공천 과정, 자민련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치렀던 1997년 대선 정치자금 비화 등을 소개했다. 강 전 최고위원은 18대 공천을 “매일 같이 고함치고 다투는 과정”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공천의 당락에 더 결정적인 것은 후보자의 계파였다”며 “후보자들이 낸 100쪽의 서류들은 읽어보지도 않았고, 당에 대한 기여도는 전혀 고려되지 못했다”고 적었다.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과 관련, 이방호 당시 사무총장이 결정 이틀 전에야 50명 이름이 적힌 명단을 내놓았고, 친박계를 대리했던 강 전 최고위원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한다. 강 전 최고위원은 ‘친이계로 채워진’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박근혜 전 대표에게 얘기했고, 박 전 대표는 “더 이상 사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박 전 대표는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는 기자회견을 한 뒤 대구로 내려갔다.
강 전 최고위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승리했던 1997년 대선자금 ‘차떼기’ 비화도 털어놨다. 그는 “자민련 선거대책본부장으로서 지원유세 비용 등으로 국민회의로부터 받은 돈은 총 80억원 정도였다”며 “그 돈은 모두 현금이었으며, 그만한 현금을 받으려면 차떼기 외에 방법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하루는 국민회의측 모 인사가 불러 그 집에서 여러 개의 더플백에 현금 10억원을 승용차로 받아왔다”며 “돈은 100만원 다발들이었는데, 은행에서 세어보니 100장에서 한두장씩 전부 모자라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고 했다. 강 전 최고위원은 2002년 대선과 관련, “한나라당은 보병사단을 깔고, 포병을 뒤에 세우고, 배후에는 공군이 대기하는 정규전을 준비했는데, 노무현의 ‘노사모’ 부대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게릴라 부대였다”며 “한나라당은 적이 보이지 않으니 사격할 곳도 찾지 못한채 자중지란에 빠져들었다”고 육사 출신 다운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