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가수 이불 “처음엔 이름 밝히기 부끄러웠다”

[쿠키人터뷰] 가수 이불 “처음엔 이름 밝히기 부끄러웠다”

기사승인 2009-03-31 13:22:01

"[쿠키 연예] 흔히 ‘이불’이라고 하면 잠을 잘 때 덮고 자는 침구를 연상하기 쉽다. 가수 ‘이불’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솔로가수 ‘이불’(본명 송원근·27)은 가야할 길이 먼 신인이다.

“처음엔 ‘이불’ 부끄러웠다”

예명을 ‘이불’로 지은 이유가 궁금해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물었다. 그는 “몸을 감싸주는 이불처럼 춤과 노래로 가요계를 덮어버리겠다는 각오가 담겼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불’이라는 이름을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말하기까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제 이름이 부끄러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어요. 그러던 중 한 지인이 ‘네 자신에게도 떳떳하지 못한데 대중에게 어떻게 너를 알릴 수 있겠냐’는 말을 듣고 자극을 받아 마음을 고쳐먹었죠. 그러고 나니 부르기도 쉽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불’이라는 이름이 좋아지더라고요. 행운을 가져다주리라 믿고 있어요.”

발라드에서 댄스로 도전

이불은 2000년 그룹 OPPA 2집 앨범에 참여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가수 경력 9년 차에 접어든 지난해 9월 앨범을 발표하고 솔로가수로 전향했다. 솔로 데뷔 앨범에서 보여준 이불의 색깔은 감미로운 발라드였다. 하지만 이번 앨범 ‘파이어 인 마이 하트’(Fire in my heart)는 파워풀한 댄스다.

“개인적으로 발라드 장르를 좋아하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었죠. 격렬하게 춤을 추고 내려오는 순간의 짜릿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이불은 현재 몇 가지 오해와 의혹에 휩싸여 있다. 하나씩 풀어볼까.

1. 외모로 승부? 제 끼를 먼저 봐주세요

이불은 모델 활동 제안을 수차례 받았을 만큼 균형 있는 몸매를 소유하고 있다. 얼굴은 웬만한 배우 ‘뺨’친다. 185cm의 훤칠한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려한 댄스는 ‘제2의 비’라는 별명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실력을 보지 않고 외모로만 평가받을 때에는 속상했단다.

“‘외모로만 승부하려는 가수들 중 하나’라는 말을 들으면 가수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에 가슴이 아프죠. 제가 가진 끼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아요. 외모 속에 숨겨진 재능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해야죠.”

잘생긴 외모는 장동건에게만 배우로서의 극복 대상이었던 게 아니라 이불에게도 가수로서 지워야하는 편견인 상황. 그래도 종국에는 그에게 득이 될 것이다.

2. 8kg 빼고 나니 ‘성형 의혹’

노래 ‘사고치고 싶어’를 타이틀로 결정된 뒤 체중 감량에 신경 썼다. 가사 내용처럼 사랑하는 여자를 한 번에 유혹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어야 했기에 8kg 정도 감량하고 헬스를 통해 근육을 키웠다. 지난해에 비해 확 달라졌기 때문일까. “성형 수술을 받았다”는 오해에 시달렸다.

“체중을 감량하고 나니 많은 사람들이 ‘다 뜯어 고친 것 같다’고 오해하더라고요. 질타 섞인 시선을 받고 있지만 ‘변신에 성공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어요.”

3. ‘사고치고 싶어’ 듀스와 비슷?

‘사고치고 싶어’는 리드미컬한 멜로디에 인기 가수 손담비와 DJ D.O.C의 이하늘의 피처링으로 흥겨운 분위기가 난다. 가수 이불이 가진 패기와 열정을 살려주기에 안성맞춤인 곡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인기를 모은 남성듀오 듀스의 음악 스타일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작곡가 미누키 형이 1990년대 리믹스 버전을 생각하면서 만든 타일인데요. 듀스 스타일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곡 분위기와 노래 스타일은 제 색깔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고치고 싶어’ 선정적 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고치고 싶어’가 하룻밤 스캔들을 연상시키는 선정적 가사로 판정돼 활동 브레이크가 걸렸다. 결국 가사 내용 중 ‘사고치고 싶어’를 ‘사랑하고 싶어’로 바꿔 심의를 통과하면서 일단락됐다. 이불은 가사 논란에 적잖이 속상했다고 속내를 밝혔다.

“곡을 만들어 준 미누키 형도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 당황했어요. 후렴구에 ‘너의 입술을 훔치고 싶어. 오늘 이 밤이 지나기 전에 나 사고치고 말거 같아’라는 가사가 있지만 결국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주겠다는 마음이 담겨있거든요.”

“미워할 수 없는, 진정한 최고가 되고 싶다”

“저만의 스타일을 표현하려고 고민했다”는 그의 말처럼 이번 앨범은 노력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본인의 스타일을 반영하기 위해 곡 작업에도 참여했다. 수록곡 ‘첫 번째 약속’ ‘행복의 別’(별), ‘작은 정류장’을 작곡했으며 ‘추억’을 작사, 작곡했다.

이불은 곡을 만들 때 섬세하게 작업한다. 가사 한 마디, 멜로디 한 소절도 그냥 놓치는 법이 없었다. 신경을 집중하다보니 정작 앨범이 발매됐을 때에는 위궤양에 걸려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감히 쳐다볼 수 없는 최고의 가수가 되고 싶어요. 초심을 잃지 않고 실력을 쌓아가면서 천천히 성장하고 싶어요. 그래서 누구도 얄미워하지 않는 진정한 최고가 되고 싶습니다.”

매일 피나는 훈련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그의 일과를 듣고 있노라면 그의 포부가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믿음이 생긴다. 어느새 팬이 되어버린 걸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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